[단독] 지역민원 해소에 청년몰 사업 예산 쓴 소진공

입력 2017-09-0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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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상단>

    청년몰 예산으로 민원 해결

    <앵커>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이른바 '청년몰' 사업이 예산을 집행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늑장 진행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내용을 지난 주 전해드렸는데요.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소진공은 청년몰 예산을 해당 사업과 전혀 상관없는 지역 민원 해결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태학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소상공인진흥공단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겠다며 지난해부터 전국에 14개의 '청년몰'을 만들었습니다.

    그 중 한 곳인 서대문구에 위치한 이대스타트업 상점가 청년몰 사업내역서를 취재진이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전체 예산 15억 원 가운데 4분의 1에 가까운 3억5천만 원이 '도로경관개선사업'으로 배정됐습니다.

    청년몰 인근 상인들은 해당 사업이 청년 상인들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서대문구의 지역 민원사업이라고 주장합니다.

    서대문구가 청년몰 사업과 관련없는 '전신주 지중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름만 바꿔 예산 배정을 받았다는 겁니다.

    [인터뷰] 청년몰 인근 상인

    "(전신주) 지중화를 한다고 해가지고 그것도 중기청(현 중소벤처기업부)하고 서대문구청하고 해가지고 배정을 중기청이 지중화는 안된다고 그러니까 항목을 바꿨어요. 항목을 바꿔가지고 3억 원 내외 금액을 책정을 해가지고 왔는데..."

    이에 서대문구청은 '전신주 지중화 사업'이 지역 주민들이 원했던 사업이라며 해당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서대문구청 관계자

    "(중기청이 처음에 지중화 공사가 안된다고 했던거죠?) 그런 이야기는 굳이 저한테...(그런 얘기가 (중기청이 안된다고 했던 사실이) 아예 없었으면 없었다고 얘기해주시면 되잖아요) 서로 논의는 하잖아요. 주민들이 지중화 우선 우리 공모사업을 떠나서 그때 선정되기 전에도 주민들이 지중화에 대한 염원이 있었죠"

    소진공은 예산 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

    "저희는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의견을 드리고 있어요. 집행 정산 기준이랑 부합하는지 검토를 해드리고 있는거고..."

    하지만 정부를 믿고 청년몰에 입주한 청년 상인들은 이런 상황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해당 사업이 가게 운영에 도움은 커녕 피해만 줄 것이라는 걱정 때문입니다.

    [인터뷰] 청년몰 입점 청년상인

    (지중화 사업이) 저희한테 좋을건 없잖아요. 왜냐면 해봐야 12월까지 지원을 받는데, 그 사이에 공사가 시작이 되면 저희는 장사를 못하는 거잖아요. 저희 의견이 들어가서 됐다기 보다는, 사전에 뭔가 얘기가 나왔던게 있었던거 같아요.

    여기에 인근 상인들이 해당 지역에만 혜택을 준다며 반발하고 있어 나머지 청년몰 지원 사업들도 제대로 진행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늑장 진행에 엉뚱한 사업 끼워넣기까지, 정부의 미숙한 운영과 지자체 편의주의에 따른 부작용은 고스란히 청년 상인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태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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