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대책 후폭풍] "분당은 왜?"…실수요자 불만

홍헌표 기자

입력 2017-09-06 17:52   수정 2017-09-06 17:49

    <앵커>

    8.2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주택가격이 상승했다는 이유로 성남시 분당구와 대구시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됐는데요.

    다른 지역에 비해 실수요자가 많은 이 곳 주민들은 집값이 잠깐 올랐다고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홍헌표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국내 대표 1기 신도시인 분당은 전통적으로 투자 수요보다는 실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꼽힙니다.

    최근에는 판교 테크노밸리가 들어서면서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수요층이 새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이곳 주민들은 실수요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분당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데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이용주 / 분당구 분당동

    "저는 직장이 판교 쪽에 있다 보니까 분당에 집을 구해야하는데 이번에 부동산 대책 나온 이후로 집값이 떨어질까 걱정이 돼서 집을 사기가 망설여지게 되더라고요."

    <인터뷰> 한태희 / 분당구 구미동

    "저는 두 달 전에 집을 매입을 했는데요, 이번에 8.2 대책 이후에 성남시에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이 생겨서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일부 투기 세력을 잡기 위한 정책으로 인해 애꿎은 실수요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동안 거래도 많지 않았고, 가격도 오르지 않았는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주택시장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인터뷰> 정자동 A공인중개사

    "실거래가가 그렇게 높게 올라가지도 않았고, 일단 호가만 높게 불러놓은 상황이고 다들 거래가 안 되고 조용했었거든요, 어쩌다 하나씩 거래되는 거 말고는 없었는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을 하니까 다들 물어보죠. '집값이 떨어질 거 같아요? 기다려 봐도 될까요?'라고..."

    실제로 최근 1년간 서울 강남구가 3.3㎡당 500만 원 오를 동안 분당구는 3.3㎡당 고작 100만 원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로 해당 지역 주택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터뷰>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

    "당장 9월6일부터 투기과열지구에 해당되는 규제들이 바로 시행이 되기 때문에 대출규제나 재건축, 청약 등의 규제들이 더해지면서 해당 지역의 수요심리는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더구나 분당 인근의 수정구와 중원구 등 전국 24곳이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전제로 한 집중 모니터링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이런 분위가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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