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과 강원도 강릉에서 또래를 무차별적으로 때린 10대들의 폭행사건이 공분을 사는 가운데 지난 5월 충남 아산에서도 10대들이 여중생을 감금하고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 여학생은 얼굴과 팔 등 온몸에 상처를 입어 3주의 병원 치료를 받았고, 정신적 충격으로 학업을 중단한 상태다.
6일 피해 학생 가족에 따르면 지난 5월 14일 오전 9시 30분께 천안·아산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10대 A양과 B양은 중학교 2학년 C양을 아산의 한 모텔로 불러내 도망가지 못하도록 문을 잠근 상태에서 1시간 20분간 무차별 폭행했다.
A양 등은 전날 C양이 아닌 다른 여학생인 D양을 모텔에서 감금 폭행했다.
이들은 다음 날인 14일 오전 C양을 같은 모텔로 불러 "D양이 모텔에서 탈출했는데, 그 사실을 알면서도 왜 말하지 않았느냐"며 C양을 때리기 시작했다.
A양 등은 모텔 안에 있는 옷걸이 쇠파이프로 C양의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얼굴 등을 마구 때리는가 하면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심지어 바닥에 떨어진 음식까지 먹도록 하거나 담뱃불로 C양의 허벅지를 7차례 지지는 등 학대했다.
1시간 넘게 폭행을 이어가다 오전 10시 50분께 C양에게 "200만원을 벌어오라"며 모텔에서 풀어줬다.
이 사건으로 C양은 입원 치료를 받았고, 여전히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상태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양 등을 붙잡았고, 사건은 검찰로 넘어가 A양은 현재 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 B양은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폭행이 벌어졌던 모텔에는 여중생 2명도 있었다.
경찰은 이들 여중생의 가담 정도가 A양과 B양보다 약해 구속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들 여중생은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서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피해자 가족은 "이 두 명의 여중생은 직접 폭행하지 않고 구경만 했다는 이유로 훈방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A양과 B양이 심하게 폭행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지만, A양에 대해서만 영장이 발부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 함께 있었던 나머지 여중생 2명도 입건해 조사했으며, 훈방 조치가 아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며 "이 가운데 한 여학생은 기소됐고, 다른 여중생은 소년법원서 처분을 기다리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검찰 조사결과 A양과 B양은 이 폭행에 앞서 다른 후배 여중생에게 조건만남을 강요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요행위 등) 혐의도 받고 있다.
C양 가족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사건 이후 가족 모두가 보복을 당할까 봐 불안에 떨고 있다"며 "딸은 이 일 이후로 학교에 가지도 못하는 등 큰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27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가해자들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리는데, 재판부가 가해자들에 대해 엄정히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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