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년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9) 도입을 앞두고, 은행들이 알짜 상장주식 처리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주식을 팔아 이익이 나더라도 순이익으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특히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고민이 깊습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내년부터 도입되는 바젤Ⅲ·IFRS9 규제를 앞두고 연말까지 은행들이 보유 주식 처분에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올해로 바젤Ⅲ 경과규정이 끝나면, 보유주식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기존 100%에서 300%로 상향 조정되고, IFRS9가 적용되면 주식을 매각해 이익이 나도 당기순이익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자본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IBK기업은행이 보유한 KT&G 지분입니다.
기업은행은 이미 연초 보유중이던 이마트 블록딜을 성공하며 2천억원에 육박하는 뭉칫돈을 손에 넣은 가운데, KT&G 지분을 매각하면 시세차익만 9천억원에 가까울 것이란 전망입니다.
<인터뷰>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기업은행 2018년에 KT&G 주식 보유하고 있으면 BIS비율이 16bp떨어진다. 하지만 매각하면 8bp 개선되니, 매각하지 않는다면 자본비율 손실이 17~24bp 정도로 상당한 수준이다."
여기다 금융당국이 기업은행에게 중장기 자본관리계획 개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1조원이 넘는 보통주를 깔고 앉아있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KT&G가 고배당주인데다 지속적인 코스피 상승세와 맞물려 주가가 올라가 수 있는 만큼, 일회성 이익보다 보유로 자본확충효과를 택하기 위해 일부만 매각할 수도 있다고 전망합니다.
반면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산업은행으로부터 수혈받은 한국항공우주(KAI) 주식으로 되려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수출입은행은 BIS비율 12.42% 기록하며, 가까스로 12%대에 진입했습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이 법정관리 직전까지 몰리면서 수은 역시 창립이래 첫 적자, BIS비율은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는데, 산은이 투입한 KAI 지분이 BIS비율을 올려준 것입니다.
문제는 KAI가 방산비리부터 분식회계까지 불거지며 KAI 주가가 급락했고, 당초 수출입은행이 받았을 당시 1조7천억원대였던 지분가치는 6천억원 안팎, 30% 넘게 증발해 1조원 초반대로 떨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수은의 올해 실적이 KAI에 달려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당초 내년 3월까지 KAI 지분 전량을 매각하겠다는 수은의 계획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새 회계기준은 더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어 수은에게는 악영향이 불가피 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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