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변했는데 자본시장 규제는 제자리

입력 2017-09-12 15:14  



    <앵커>

    금융시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모험자본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 현행 규정중심의 규제방식을 원칙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호주의 경우 체계를 전환한 후 글로벌 5위 금융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는데요.

    각계에서 높아지고 있는 원칙중심 규제 방식 도입 요구를 유주안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기본법인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지 8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2007년 제정된 직후 찾아온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2009년 시행까지 갖가지 규제들이 강화돼 덧붙여진 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데, 시대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반면 자본시장법 도입 당시 모델이었던 호주의 경우 원칙중심 규제 도입 후 약 20년간 금융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호주는 효율적이고 탄력적이며, 경쟁력을 갖춘 금융시스템을 만들고자 1990년대 금융규제 합리화를 선언했고, 2001년 회사법 제정을 통해 원칙중심규제를 시행했습니다.

    이 결과 1992년부터 20년간 호주의 금융산업은 매년 10%씩 성장하는 고성장 산업으로 거듭났고, GDP에서 금융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6.4%에서 10.5%로 크게 늘었습니다.

    [인터뷰] 존 워커 맥쿼리코리아 회장

    "원칙중심 규제는 보다 포괄적이고 일반적 원칙에 의존하고 결과중심적이다. 규정중심 규제는 세부적이고 상세한 규정에 의존한다. 규정위반 여부 판단시 구체적 접근 방식이 다르다. 호주 금융산업 발전에 원칙중심 규제가 굉장히 큰 기여를 해왔다. 이러한 원칙들이 어떻게 적용될 지는 금융기업 스스로가 결정한다. 금융기관들이 금융혁신하고 발전할 수 있는 환경 제공한다 원칙만 지킨다면 말이다."

    반면 규정중심으로 돼 있는 국내 금융규제방식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복잡해지고 업계의 자율과 창의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례로 정보교류 차단장치 차이니스 월규정이 법조문 상 18페이지에 달하는 등 규제를 일일이 열거하고 여기에 또 규제를 더하다보니 전문가들조차 헷갈릴 정돕니다.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영국의 경우 이해상충 관리 의무로만 명시하고 있으며 하위법령에 3개 조항만을 둘 뿐입니다.

    원칙중심 규제 전환에 대해 가장 큰 우려는 투자자보호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영업은 업계 자율과 창의에 맡기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후처벌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오히려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게 금융투자 업계의 주장입니다.

    [인터뷰]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금융시장에서 지켜져야 할 원칙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위협을 가하면 안 되고, 건전성 해치면 안 되고,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을 기망해서 소비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면 안 된다. 세 가지 원칙만 지킨다면 어떤 상품을 만들고 영업을 하는지는 회사가 알아서하고 회사의 행위가 세가지 원칙에서 어긋났을 때는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징벌적으로 처벌을 해서 패가망신 할 정도로까지 책임을 지게 하는 그런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 자본시장은 그럴 만한 수준까지 왔다."

    지난 2013년 4만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동양사태의 경우 당시 동양증권이 부실계열사의 회사채와 CP(기업어음)을 판매하는 행위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었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만약 금융사에 대해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라는 원칙만 규정하고 있었더라면 이 같은 사례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국경제TV유주안입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