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장애아동 학대가 있었다는 학부모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도내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장애아동 A군의 가슴 부위를 무는 등 학대 행위가 있었다며 해당 교사와 원장을 상대로 한 고소장이 접수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A군 부모는 지난달 아들의 가슴에 치아 자국이 나고 멍이 든 것을 보고 어린이집을 찾아갔고,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한 교사가 A군의 가슴을 무는 정황이 담긴 장면을 확인했다고 한다.
지난달 24일 찍힌 CCTV 영상에는 이 교사가 A군의 가슴팍에 얼굴을 가져가 무는 것으로 보이는 모습과 A군이 아파하는 모습, 교사가 옷을 들춰 해당 부위를 확인하는 모습 등이 담겨있었다고 A군 부모는 주장했다. 병원에서는 전치 2주 진단이 나왔다.
A군 부모는 유사 사건 재발 방지와 CCTV 월 2회 확인 등의 내용이 담긴 각서에 원장과 교사가 사인만 해준다면 이 일을 덮고 넘어가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해주지 않아서 결국 법적 대응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A군 부모는 "이 어린이집에서는 작년에도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비슷한 사건이 있었고, 검찰에서 기소까지 했지만 결국 법원에서 무혐의가 나왔다고 한다"며 "그 이후로 제대로 된 재발 방지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또 유사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 접수에 앞서 해당 교사와 원장이 찾아와 자수했다"면서 "어린이집 현장 조사를 하고 CCTV 영상을 확보해 내용을 확인하고 있으며, 해당 교사를 조사했는데 아이를 문 사실을 인정했다"며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해당 어린이집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했으나 어린이집 관계자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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