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미국 역대 전임 대통령 중에 버락 오바마처럼 인기가 있는 대통령도 드물 겁니다. 재임 기간 중 지지율 특별히 퇴임 시에도 65%에 달하는 높은 지지율을 보인데다가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워낙 인기가 없다 보니 상대적으로 오바마의 인기는 더욱 식을 줄 모르는 거겠죠.
이 오바마의 인기가 그저 그의 선하고 정의로운 이미지 때문만이 아니라는 통계가 하나 나왔더군요. 바로 작년 한 해 미국의 중산층의 수입이 역사상 높았다는 통계가 바로 그것입니다. 작년 미국 중산층의 중간 소득이 5만 9000여 달러로 물가를 감안해서 보면 지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 원인은 당연히 안정적인 일자리를 잡은 중산층이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았다는 거죠. 질이 좋은 일자리를 잡은 중산층의 월급은 당연히 올랐을 것이고 중산층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는 것이 바로 오늘 새벽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미국 주식시장과 금융위기 이전으로 복귀한 미국의 주요 도시의 집값의 기반이 되고 있음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이렇게 인기 많고 미국 중산층 잘살게 해준 훌륭한 대통령이 그렇게 애타게 뽑아달라고 호소했던 힐러리는 떨어지고 그가 미국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혹평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이 됐을까요?
바로 양극화 때문입니다. 부자는 더욱 부유해지고 빈곤층은 더욱 살기 힘들어졌다는 통계 수치도 동시에 나왔는데요 소득 하위 20%의 소득은 2만 4천 달러에도 못 미쳐서 1999년 소득에도 모자란다는 겁니다.
또 흑인 미국인 중산층의 평균 소득은 3만9500달러 수준으로 백인 중산층 가정의 중간 소득 6만 5천 달러에 훨씬 못 미쳤고 오히려 아시아 출신 중산층 가정의 중간 소득이 8만 달러를 넘어서 월등히 높았습니다.
중산층 내에서도 인종 간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아마 자료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경제적 하층민들 내에서 인종 간 백인과 흑인들 간이격차는 오히려 줄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대선 때 트럼프가 바로 이 경제적 중 하층 백인 블루칼라를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도 사실은 심화된 양극화의 최대 피해자가 바로 그들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올 들어서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흔히 트럼프 랠리라고 합니다만 이 같은 통계 수치를 보면서 어쩌면 오바마 랠리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적어도 오바마 랠리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위기 직후에 새 정부를 꾸리고 정신 차릴 여유도 없이 위기 진화에 나섰습니다. 밴 버냉키를 내세워 양적 완화를 비롯한 전인미답의 정책들을 과감하게 내놓으며 미국을 위기로부터 구해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국 경제의 버블을 만들어 놓지 않고 두 번의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지금 미국의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력은 오히려 금융위기 전보다 더 강화되었고 미국의 국력은 더 강화되었습니다.
이런 좋은 환경을 물려받은 도널드 트럼프는 과연 미국 경제를 어떻게 끌고 갈까요? 오바마가 쌓아 놓은 공든 탑을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실수를 범할 까요? 아니면 이 회복과 번영을 더 이어가는 현명한 대통령이 될까요?
많은 분들이 전자가 될 것이라고 걱정들을 합니다. 저도 일부분 동의합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 경제를 지금 이 정도 수준에서 무너뜨리지는 않을 겁니다. 자금 보다는 훨씬 더 큰 호황, 적어도 그의 지지기반인 백인 블루 칼라들이 잘 살게 됐다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의 겅기 진작을 위해 전력 투구할 것이며 그 기간 동안 자본 시장을 비롯한 자산 가격은 더 큰 버블을 만들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트럼프 랠리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어제 므뉴신 재무장관이 연내에 법인세 인하를 비롯한 세법 분명히 바꿀 것이라고 다시 천명을 하면서 미국 주가가 도 랠리를 이어갔습니다만 정말 트럼프가 하려는 법인세 인하가 가시화되고 1조 달러 인프라 투자가 실현됐을 때를 한번 상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미국 중산층의 가처분 소득은 역대 최대가 되어 있습니다. 금리는 여전히 낮습니다. 연준이 자산 축소를 한다고 하지만 당장은 은행들이 연준에 쓸데 없이 쌓아놓은 초과 지준을 줄이는 정도가 될 것입니다. 시중에 돈은 넘쳐나고 투자가 가능한 중산층은 양질의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감세를 하고 정부가 돈을 쏟아 부어서 경기를 더 살리겠다고 합니다. 이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버블의 탄생과 확대입니다.
어제도 말씀 드렸지만 미국 주식시장에는 버블이 끼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버블이 터질 만큼 커져있냐라는 겁니다. 아직 트럼프는 이 버블에 바람을 넣기도 전입니다. 버블 제조자가 되고 싶은 트럼프는 어쩌면 속으로 땡큐 오바마를 외치며 진정한 자신의 랠리를 준비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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