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선영이 그 시절의 추억을 감동 연기력으로 펼쳐내 매회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KBS2 월화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김선영이 겉은 무뚝뚝하지만 속은 따뜻하고 여린 정희(보나 분) 봉수(조병규 분)의 쌍둥이 엄마로 출연 중이다. 1970년대 후반 대구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작품에서 김선영은 그 시절의 모습을 현미경으로 보여주듯 사실감을 높인 표현력과 묵직한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빛내고 있다. 차진 사투리부터 뽀글 파마에 몸빼 바지까지 입혀놓으니 영락없는 1970년대 추억 속 엄마의 모습 그대로다.
김선영은 극중에서 당시 엄마들 최대의 꿈인 자식 일류대 합격을 품고 사는 평범한 엄마 필례 역으로 나온다. 메리야스 공장에서 쉴 새 없이 일하며 집에서는 자식 뒷바라지까지 허리 펼 날이 없는 1970년대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엄마다. 아들이 귀한 여김을 받았던 그 시절의 분위기까지 매회 매끄럽게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는 김선영의 현실 연기를 통해 그 시절에 빠져든다는 반응을 보이며 높은 싱크로율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앞서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자 1980년대 서울 쌍문동을 배경으로 한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선우 진주 엄마로 사랑받았던 김선영은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또 다른 추억 속 엄마의 모습으로 감동을 끌어올리며 연기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이로 인해 당대 추억과 감동을 고스란히 재연해내는 ‘소환 전문 배우’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특히 지난 18, 19일 방송된 3, 4회에서 김선영의 엄마 연기 내공이 터져 나와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평소 앙숙 친구인 심애숙(도희 분)의 실수로 물에 빠져 생사의 고비를 넘나든 딸 정희가 누구보다 안타까웠던 필례. 그동안 아들 봉수에게만 좋은 것을 주는 ‘아들바라기’ 엄마로 그 당시 자신처럼 출가외인이 될 사람이자 상대적으로 소홀한 대접을 받던 딸을 향한 속정이 크게 그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선영 엄마는 달랐다. 딸을 여기는 소중한 마음과 뜨거운 모정을 한꺼번에 폭발시키며 시청자의 심금을 울린 것. 가부장적인 남편에게 맞서 딸의 편을 드는 모습은 쉽게 속내를 털어놓지 못했던 그 시절 엄마의 깊은 한이자 넓은 사랑으로 그려지며 시청자에게 먹먹한 감동을 안겼다.
추억 소환 전문 배우로 활약 중인 김선영이 출연하는 ‘란제리 소녀시대’는 1970년대 여고 동창생들의 이야기이자 당시 모습을 담은 성장 드라마로 매주 월, 화 오후 10시 KBS2를 통해 방송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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