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입점비 요구"...편의점의 갑질

입력 2017-09-20 17:30   수정 2017-09-20 15:46



    <앵커>

    편의점엔 왜 유명 제품만 있을까요.

    입점비 탓이란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편의점과 납품사가 갑과 을의 관계로 암암리에 주고 받고 있습니다.

    납품사는 울며겨자먹기로 쉬쉬하는 반면, 편의점 측은 입점비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누구 말이 맞을까요.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20여평 남짓한 편의점에는 무려 2천여 개의 물건이 진열됩니다.

    상품 간 경쟁도 치열하다보니 입점하기도 까다롭습니다.

    이 같은 점을 악용해 언젠가부터 편의점 운영사들이 매대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A기업 관계자(납품업체)

    “세븐일레븐 본사에 고객들이 찾거나 많이 알려져 있는 제품 말고 다른 제품을 넣으려면 입점료를 내야한다는 거예요.”

    <인터뷰> B기업 관계자(납품업체)

    "편의점 매대비용(입점비)은 업계 전반적으로 관행처럼 있습니다”

    소매 판로가 열리고, 광고효과도 본다는 이유로 편의점이 입점비를 암암리에 주고 받았다는 겁니다.

    금액은 품목별로,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른데 평균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

    <인터뷰> C기업 관계자(납품업체)

    "경우에 따라 입점비를 안 내도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편의점측)이 원하는 상품에 한해서입니다. 품목당 입점비가 보통 수천만원인데 중소기업은 히트상품을 만드는 거 외엔 입점이 어렵죠”

    농심 ‘신라면’,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처럼 유명상품은 입점비가 없습니다.

    반면 유명회사 상품이라도 히트상품이 아니거나 중소기업 제품이면 제품당 수천만원의 입점비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한국경제TV 취재결과 CU와 세븐일레븐, 미니스톱이 판매장려금 명목 외에도 입점비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납품업체들은 하나같이 편의점이 입점비를 받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증언하지만 편의점 측은 입점비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합법적 장려금 성격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인터뷰> CU 관계자

    “법규가 엄격하잖아요.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진행하고 있고 거래선에서 오해하지 않도록 계속적으로 노력해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은 신상품에 한해 입점비를 받고 있다고 답했지만 통상적인 의미의 신상품이 아닙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신규 출시 제품이 아니라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에 처음 입점하는 상품이 신상품입니다.

    6개월 전 나온 제품이라도 이들 편의점 매대에 처음 들어오면 신상품이라는 논리입니다.

    <인터뷰> 미니스톱 관계자

    "한날 동시에 모든 편의점에 입점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CU에 먼저 입점해 팔다가 잘 안되면 미니스톱에 입점시켜요. 그들(납품엄체) 기준에 생산된지 6개월 이후니 신상품은 아니라고 하는데 우리는 미니스톱에 도입한 날을 기준으로 신상품 입점 장려금을 받는겁니다."

    <인터뷰> 세븐일레븐 관계자

    "생산시점하고 채널별 입점시점이 다를 수가 있는데요. 저희는 도입 시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치면 대부분의 물건에 입점비를 받는다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법망을 피하기 위해 ‘TV 광고’나 ‘고지물 광고’라는 명칭으로 입점비를 받기도 합니다.

    납품업체가 낸 입점비는 모두 편의점 본사가 챙겼습니다. MD별 '입점비 목표치' 할당량을 내려보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공정위 관계자

    “장려금은 판매나 판촉활동과 관련이 있어야 돼요. 진열자리가 좋든지 아니면 유통업체가 특별하게 그 기업을 위해 뭔가를 더 해준다든지,,.이와 무관하게 돈을 내라고 하면 기본 장려금에 해당돼 법 위반소지가 있죠

    <스탠팅> 신선미 기자(ssm@wowtv.co.kr)

    입점비를 받는 게 뭐가 문제냐는 입장도 있습니다.

    문제는 입점비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영업비용 여력이 없는 군소기업은 납품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보니, 부익부빈익빈 불공정경쟁을 초래합니다.

    여러분은 입점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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