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7개월 혼란 끝낸 '빅딜 승부사' 최태원의 마법

신인규 기자

입력 2017-09-2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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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달을 끌었던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이 마무리될 조짐이다. 도시바 이사회는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 메모리의 주식 양도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의했다.

관련 공시를 낸 이후에도 SK하이닉스 내부에는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관측된다. 본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도시바는 지난 6월에도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지만, 8월에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 진영으로 협상자를 변경한 바 있다. 그만큼 도시바 인수전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왔다. 자고 일어나면 판이 바뀌는 상황에서, 한미일 연합으로 인수전의 승기가 기운 데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위시한 SK하이닉스 경영진의 유연한 대처와 적기에 던진 `묘수`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도시바 인수전을 직접 챙겼다. 지난 4월에는 일본을 직접 찾아 도시바 경영진을 만났다. 전략은 `상생`이었다. 도시바 메모리의 고용 승계를 보장했고,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여론은 `간접 투자`라는 방식으로 불식시켰다. 주효한 전략이었다. 지난 6월 첫 번째 우선협상대상자로 SK하이닉스의 한미일 연합이 결정되었을 때, 경쟁자인 브로드컴은 2조원 가량을 더 써내고도 고용 승계가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떨어졌다.

우선협상자가 웨스턴디지털 진영으로 교체된 뒤에도 한미일 연합은 유연하게 대처했다. 도시바 메모리의 고객사를 연합에 끌어들였다. 애플과 델, 킹스턴테크놀로지와 같은 미국의 `큰 손 고객`들이 합류했다. 이들이 주주가 되면 도시바 메모리로서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같은 아이디어를 컨소시엄에 제안한 것은 연합 내 전략적 투자자 가운데 유일한 반도체 사업자인 SK하이닉스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시기적절한 M&A로 성장해온 기업집단이다. 그 가운데 최 회장의 리더십으로 인수가 성사된 대표적인 기업이 하이닉스다. 2011년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인수된 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 3조원, 영업이익률은 45%가 넘는 그룹의 알짜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최 회장의 안목을 증명했다. 성사를 눈앞에 둔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을 통해 SK그룹이 또다른 M&A 성공사례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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