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대구에서 분양된 아파트 2개 단지의 1순위 청약에 무려 27만3천여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둘 다 청약조정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돼 1순위 청약 자격과 분양권 전매제한이 없는 곳이어서 `풍선효과`가 극심했다는 지적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21일 분양한 부산 강서구 명지지구 더샵 퍼스트월드 아파트 1천648가구(특별공급 제외) 1순위 청약에 부산·기타지역을 통틀어 총 22만9천734명이 신청했다.
이는 2000년대 들어 단일 아파트 가운데 역대 최대 청약자가 몰린 것이다. 평균 경쟁률은 139.4대 1에 달했다.
지금까지 청약자 수 최대 단지는 지난해 4월 말 경남 창원시 의창구 중동 옛 39사단 터에서 분양한 `창원 중동 유니시티` 1·2 단지로 2천146가구(특별공급분 제외) 모집에 20만6천764명이 신청했었다.
부산 명지지구 더샵 퍼스트월드는 이보다도 청약자 수가 2만3천명 가량 많은 것이다.
부산 1순위 청약자 수도 총 21만9천233명에 달해 기타지역 청약자(1만501건)를 제외한 실질 경쟁률은 133대 1로 집계됐다.
이 아파트 복합 3-1블록 전용면적 84.9㎡A형의 경우 가장 많은 7만2천117명의 신청자가 몰렸고, 복합2블록의 전용 99.9㎡는 87가구 모집에 부산지역 1순위에서만 1만7천15명이 접수해 195.6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에 이처럼 많은 청약자 수가 몰린 것은 강서구가 청약조정지역에 제외돼 청약 1순위 자격과 분양권 전매 등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해운대·연제·동래·수영·남·부산진구와 기장군 등 7곳은 청약조정지역으로 묶여 이르면 11월부터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는 것과 달리, 강서구는 규제가 없어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특히 지난 20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아파트는 수도권과 지방에 관계없이 투기과열지구나 청약조정대상 지역에서는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경과하고 납입횟수가 24회 이상이어야 청약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청약 1순위 요건이 강화되기 전에 청약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의 견본주택에는 지난 15∼17일 주말 사흘 동안에만 3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려 인기를 예고했다.
이날 동시에 청약을 받은 오피스텔 260실에도 총 3만3천710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이 약 130대 1에 달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을 받고 전매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투자수요가 대거 몰렸다"며 "이번 주택법 개정으로 부산지역에도 1순위 자격 요건이 강화되고, 전매제한 등의 규제도 가해질 예정이어서 규제 전 청약을 하려는 대기자들이 가세했다"고 말했다.
일성건설이 이날 1순위 청약을 한 대구시 북구 고성동 `오페라 트루엘 시민의 숲` 아파트 분양에도 230가구 분양에 4만5천692명(대구·기타지역 포함)이 몰려 평균 19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대구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최대 청약자 수로, 지난 5일 대구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데 따른 풍선효과인 셈이다.
대구지역 1순위 청약자 수만 해도 4만4천366명으로 실질 경쟁률이 192.9대 1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전용 84.7㎡ A형은 33가구 모집에 대구 1순위에서 1만7천107명이 신청해 518.4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구 수성구가 5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또 다른 인기지역인 북구로 청약수요자들이 대거 몰린 것 같다"며 "이 일대에서 10년 만에 나오는 분양 아파트여서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1순위 청약을 받은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 `상무 한국아델리움`과 서구 치평동 `상무지구 영무 예다음`, 광산구 신창동 `신창 유탑 유블레스 리버뷰`, 부산 개금진구 개김동 `개금역 유창 아이리치` 등도 1순위에서 모두 모집가구 수를 채웠다.
반면 전남 목포시 근화 삼학베아채, 청주 동남지구 시티프라디움, 안성 공도 우방아이유쉘 등은 1순위에서 미달해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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