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남미등 전세계가 대북제재 동참하는데…아프리카는 '잠잠'

입력 2017-09-21 23:39  


국제사회에서 최근 북한 대사 추방 행렬이 이어지고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유독 아프리카 대륙은 잠잠한 분위기다.
북한의 최근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이 국제사회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어도 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서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남미 멕시코와 중동 쿠웨이트에 이어 스페인도 최근 유럽 최초로 자국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지금까지 자국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하겠다고 발표한 국가는 나오지 않았다.
북아프리카의 이집트와 튀니지 등 일부 소수 국가만이 외무부 명의로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을 뿐 아프리카 중부와 남부에선 북한의 핵실험 도발에도 눈에 띌만한 반응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와 북한 간 교류 사정을 잘 아는 한 아프리카 주재 한 외교소식통은 21일 연합뉴스에 "아프리카의 특정 독재정권과 북한의 공통점은 정권 유지가 상호 제1의 관심사"라면서 "북한은 아프리카 일부 독재 국가의 정권 유지에 필요한 (군사·경제) 지원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북한이 아프리카에 무기와 군사 훈련 지원은 물론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맞춤형 지원을 (한국 등이) 밀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러한 맞춤형 지원에 따라 북한의 대아프리카 교류 규모와 비중은 어느 대륙보다도 크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 17일 자 보도에서 최근 몇 년간 아프리카 다수 국가와 북한 간 교류가 활발해졌으며 아프리카 최소 7개국이 유엔으로부터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2000~2015년 북한의 부르키나파소와 모잠비크, 잠비아, 세네갈, 베냉 등으로의 수출액은 매년 평균 1.58%~1.84% 증가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아프리카 전역과 북한의 교류 범위도 넓어지고 있고 한 해 평균 양측간 교류액도 1억 달러(약 1천130억원)를 넘어섰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프랑스 르몽드지가 이달 초 보도한 `북한의 아프리카 마지막 친구들` 기사를 보면 2016년 아프리카 대륙과 북한 간 무역 교역액은 약 2억 유로(2천7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북한과 교류를 한 것으로 이 매체엔 거론된 아프리카 국가들은 나미비아와 앙골라, 적도기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등이다. 주요 교류 품목은 무기와 광물, 어산물 등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북한 전문가인 새뮤엘 라마니는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은 북한과 군사·경제적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아프리카 54개 국가 중 11개국은 유엔의 제재 조치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르몽드지에 말했다.
이처럼 북한과 아프리카의 지속적인 거래는 양측간 이익이 서로 부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지 없이 아프리카에 무기 등을 수출하고 일부 국가의 군사 훈련을 지원하며 외화를 벌어들였다. 아프리카 곳곳에 대형 동상과 기념비, 기념탑 등을 제작하는 것도 북한 외화벌이의 한 몫을 차지했다.

이에 반해 아프리카의 일부 독재정권 입장에서는 국제사회 제재와 상관없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무기를 판매하고 군사 교육과 기술 이전도 제공하는 북한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여기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북한과 교류를 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보호막 역할을 해 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뮤엘 라마니는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 관련해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 압력을 가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아프리카 파트너 국가들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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