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를 사용해도 효과가 없는 이른바 `슈퍼 말라리아`가 동남아시아 메콩 강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23일 보도했다.
태국 방콕에 있는 옥스퍼드 열대 의학 연구팀은 영국 의학전문지 `더 랜싯`(The Lancet)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말라리아 치료 약물인 아르테미시닌에 내성을 지닌 말라리아 원충이 메콩 강 유역 일대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PfKelch`로 불리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약물 내성을 갖게 된 이 원충은 캄보디아 서부 파일린 지역에서 처음 생겨났으며, 태국 남동부 지역을 거쳐, 최근에는 베트남 남부까지 확산했다.
치료제 내성을 가진 원충이 확산하면서 매년 2억명 이상이 감염되는 말라리아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모기를 매개로 확산하는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에게는 통상 아르테미시닌을 투여하고 새로운 복합제인 파이퍼라퀸이라는 약물도 사용하지만, 최근 확산하는 원충은 두 가지 약 모두 듣지 않는 경우가 높다.
연구팀을 이끄는 아르젠 돈도프 박사는 "베트남에서는 말라리아 감염 환자의 3분의 1,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서는 60에 육박하는 환자들에게서 치료 약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약제 내성을 가진 원충은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아주 빠른 속도로 메콩 강 유역 전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아프리카로 전이될 수도 있다"며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기 전에 이 원충을 일소해야 한다. 시간이 촉박하다"고 덧붙였다.
웰컴 트러스트 의료연구소의 마이클 츄 연구원은 "대부분의 약제에 내성을 가진 이 원충의 확산은 놀랄만한 수준으로 전 세계 공중보건 계에 던지는 중요한 암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말라리아를 포함해 약제 내성 감염병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70만 명 가량이 사망한다"며 "조처를 하지 않으면 2050년까지 약제 내성 감염병 사망자는 연간 수백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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