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곳 없는 중소형 증권사…'돌파구가 없네'

신동호 기자

입력 2017-09-27 17:31  

    <앵커>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형 증권사들의 계속되는 출혈경쟁 속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전문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대외 환경이 만만찮습니다.

    위기감이 더해진 중소형 증권사들의 현황을 신도호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국내 한 대형증권사의 주식 수수료 무료 이벤트입니다.

    3년이나 5년 등의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있었지만 평생 무료 이벤트는 처음입니다.

    다른 대형증권사들도 맞대응에 나서며 모바일 주식거래의 경우 이제 수수료를 받는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평생 무료수수료까지 내건 대형사들의 파상공세에 할말을 잃었습니다.

    <인터뷰> 중소형증권사 관계자

    " 그런(가격)경쟁은 지점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형사들이 고객을 모으기 위해 해야하는 건데. 이걸 오히려 대형 증권사들이 하니깐 더이상 중소형 증권사들의 설자리가 없어지죠. 자본력이 없는데.."

    출혈을 불사한 대형사들의 고금리 특판 상품 경쟁도 중소형사들에겐 큰 타격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선보인 RP는 3개월 만기에 3% 금리를 주며 다른 상품가입에 대한 조건이 없는 상품을 내걸었고 하나금융투자는 연 5% 금리를 주고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한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현재 시중에 나온 RP 수익률이 연 1.5%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상품 모두 적지 않은 역마진을 보게 되지만 대형사들은 이를 감안하고 고객잡기에 나선것입니다.

    <인터뷰>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

    "역마진이죠. 대형사야 자본이 충분하니깐..이런 식이라면 우리 같은경우는 (영업)할 수가 없다. 그걸 감수하기에 타격이 크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의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소형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벌써 키움증권이 연 4% 넘게 이자율을 인하를 발표한 상황으로, 그나마 중소형증권사들의 수익의 한축이었던 신용융자 부문의 이익 감소가 예상됩니다.

    증권업계가 대형사 위주로 재편되는 시장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최근 몇년새 중소형 증권사들의 M&A 매물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등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새 주인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M&A 업계에서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갈수록 국내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중소형사들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민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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