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스페인 갈등이 악화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1일(현지시간)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지방의 대립 속에 치러진 분리독립 주민투표 결과를 두고 양측의 주장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는 것.
카탈루냐 독립은 그렇다면 빠르게 전개될 수 있을까.
연합뉴스에 따르면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잠정집계 결과 90%의 압도적 찬성률로 투표가 가결됐다며 최종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자체적으로 독립을 선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스페인 중앙정부는 애초에 투표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며 카탈루냐의 독립 행보를 적극적으로 저지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양측의 대립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AFP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주민투표가 무산됐다고 선언하며 카탈루냐의 독립 가능성을 일축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라호이 총리는 "오늘 카탈루냐의 독립투표는 존재하지 않았다"며 "스페인 국민은 법치가 견고하게 작동하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에 반하는 이러한 투표는 법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하며 카탈루냐는 아무런 소득도 없는 새로운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스페인 정부가 경찰력까지 동원해 투표를 무력 저지한 것과 관련해선 "우리는 해야만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스페인 총리로서 책임을 떠맡았다"고 옹호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투표가 위헌이라는 스페인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하자 스페인 정부는 이날 경찰력을 투입해 투표소 1천300여 곳을 사전 봉쇄하고, 투표용지와 투표함을 강제 압수 조치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등 일부 투표소에서 경찰이 고무탄을 쏘는 등 강제 해산에 나서자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충돌이 벌어졌고, 약 800여 명이 다쳤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측은 스페인 정부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투표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예비집계 결과 투표한 유권자 중 90%가 찬성표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자치정부의 호르디 투룰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개표가 진행된 226만 표 중 202만이 찬성으로 집계됐다며 분리독립 투표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도 투표 종결 후 가진 TV 연설에서 "희망과 고통이 함께한 이 날 카탈루냐 시민들은 공화국으로서 독립국을 세울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며 "(최종 결과가 나오는) 향후 며칠 내 투표 결과를 카탈루냐 의회에 통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이번 주민투표 최종집계 결과 독립을 원하는 표가 더 많을 경우 48시간 이내에 독립을 선언하고 스페인 정부 및 유럽연합과 협상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독립투표를 저지하려던 스페인 정부의 무력진압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트위터에 "분리독립에 대한 견해와 상관없이 우리는 스페인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규탄하고, 누군가 심각하게 다치기 전에 노선을 바꿔줄 것으로 스페인 정부에 촉구해야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라호이 총리는 고귀한 사람들을 억누르려고 피, 곤봉, 억압을 선택했다"면서 "우리는 카탈루냐인들에게 손을 내민다. 저항하라 카탈루냐! 라틴 아메리카는 당신들을 존경한다"고 비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도 투표가 위헌이라는 스페인 정부의 입장에 동조하지만 폭력사태는 우려된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이번 폭력사태로 라호이 총리가 정치적 주도권을 잃을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카탈루냐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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