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법원, 'VX 신경작용제 검출' 김정남 혈액 등 증거 인정

입력 2017-10-0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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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 재판이 열린 말레이시아 법정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가 검출된 김정남의 혈액과 소변, 의류 등이 증거로 인정됐다.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4일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29)에 대한 사흘째 공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VX 신경작용제 검출 샘플들을 확인했다고 AP 통신과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들 샘플은 김정남의 소변, 혈액, 간 조직 등에서 채취한 것이다. 김정남의 가방과 티셔츠, 속옷 등도 증거물로 함께 제출됐다.

이들 샘플은 투명한 플라스틱 백에 봉인돼 있었지만, 담당 판사와 검사, 변호인들은 VX 신경작용제에 노출되는 위험을 막기 위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확인 작업을 했다. 담당 판사는 이들 샘플을 정식 증거로 받아들였다.

전날 재판에서는 11페이지 분량의 김정남 부검 보고서가 증거로 제출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남의 얼굴뿐 아니라 눈과 혈액, 소변, 의류, 가방 등에서 VX 신경작용제가 고루 검출됐다.

김정남 시신 부검 의사인 모하마드 샤 마흐무드는 "사인은 급성 VX 신경작용제 중독"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김정남의 혈액에서 당뇨와 고혈압, 통풍 치료에 쓰이는 6개 종류의 약물이 검출됐지만, 어느 것도 급사 요인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검찰도 김정남의 유일한 사인으로 VX 신경작용제를 지목했다.

아이샤와 흐엉은 지난 2월 13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김정남 살해 의도를 갖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이들은 리얼리티 TV쇼 촬영을 위한 몰래카메라라는 북한인 용의자들의 말에 속았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게 VX 신경작용제를 주고 김정남 살해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북한인 4명은 범행 당일 출국해 북한으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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