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를 거르거나 커피·쥬스 등으로 부실하게 때우는 사람은 동맥에 혈전(피떡)이 많이 쌓인다는 실증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따르면 스페인 국립심혈관연구센터 연구팀은 4천52명의 중년 직장인들을 상대로 6년간 모니터한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직장인들은 심혈관계 질환이나 만성 신장질환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을 아침식사 습관에 따라 크게 세 부류로 나눴다.
하루 권장 칼로리의 5% 미만을 아침식사로 섭취하는 사람은 `아침을 거르는 사람들`로, 하루 권장 칼로리의 5% 이상 20% 미만을 섭취하는 경우는 `저에너지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하루 권장 칼로리의 20% 이상을 먹는 경우는 `제대로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각각 분류했다.
커피나 쥬스로 아침을 때우는 사람들을 포함해 `아침을 거르는 사람들`은 조사 대상의 2.9%에 해당했으며, `저에너지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69.4%, `제대로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27.7%였다.
연구팀이 초음파 검사를 통해 조사 대상 직장인들의 혈관을 조사한 결과, `아침을 거르는 사람들`의 혈관에서 발견되는 죽상동맥경화 병변(atherosclerotic lesions)의 갯수가 `제대로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보다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 부위에 따라서는 이 격차가 2.5배로 벌어지기도 했다.
저에너지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 역시 정도는 덜했으나 제대로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보다 죽상동맥경화 병변이 더 많이 발견됐다.
논문 제1저자인 이리나 우즈호바 연구원은 이런 차이가 심혈관 위험 요인이나 건강에 안 좋은 생활 습관 요인과도 독립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심장대사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아침을 부실하게 먹는 사람들에서 더 많이 발견되는 경향이 있었다. 허리 둘레, 체지방지수, 혈압, 혈액 내 지질, 공복시 혈당 등이 이에 해당한다.
게다가 건강에 좋지 않은 식단, 빈번한 알코올 섭취, 흡연, 비만 등도 아침을 제대로 먹지 않는 사람들에서 많이 발견됐다.
다만 저자들은 이 중 비만 요인에 대해서는 역(逆)인과관계가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즉 아침을 거르기 때문에 비만해지는 것이라기보다, 비만하기 때문에 체중을 줄이기 위해 아침을 거르는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연구에 저자로 참여한 미국심장학회지 편집장 겸 마운트사이나이 심장센터장 밸런틴 퍼스터 박사는 "늘 아침을 거르는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보아 건강에 안 좋은 라이프스타일을 가졌을 공산이 크다"며 "아침식사 습관을 전향적으로 바꾸는 것이 심장병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중의 하나라는 증거를 이번 연구가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교신저자인 호세 페냘보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아침을 거르는 것이 심혈관계 위험 인자들과 직접 연관이 있는 점을 일단 제쳐 놓고 생각하더라도, 이는 전반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은 식단이나 생활습관을 나타내는 지표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죽상동맥경화증이 발병하고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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