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의 한 고층빌딩에서 한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경찰과 13시간가량 고공 대치를 벌이다 자수했다.
이 남성이 대치에 들어가기 직전에는 이 빌딩 옆 골목에서 한 젊은 여성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시드니 북쪽 부도심인 채스우드역 인근 빌딩들 사이 한 골목에서 9일 오전 6시 30분께 한 여성이 피를 흘린 채 쓰러진 모습으로 행인에게 발견됐다.
20대 혹은 30대로 추정되는 이 여성은 건물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 출동 직후 이 남성은 인근 16층 주상복합건물 꼭대기 층 차양에 아슬아슬하게 걸터앉은 채 대치에 들어갔다.
일부 호주 언론은 이 남성이 한국 국적이라며, 경찰이 한국어 통역자를 통해 설득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경찰은 자칫 이 남성이 뛰어내릴 수 있는 만큼 섣불리 검거에 나서지도 못하고 주변을 봉쇄한 채 설득에 주력했다.
경찰은 담배를 건네주거나 한낮 기온이 거의 30도 가까이 오르자 물병을 전달했으며, 남성은 종종 머리를 감싸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남성 바로 아래쪽에 여성의 시신이 놓여 있어 경찰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시신을 옮기지도 못한 채 천막으로만 가려놓았다.
이 남성은 오후 7시 23분께 경찰들에 의해 옥상으로 끌어올려 졌으며 일단 병원으로 후송됐다.
호주 일부 언론은 사망한 여성이 대치 중인 남성의 파트너라고 보도했으나, 경찰은 확인 없이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건 현장은 사무용 빌딩이 들어서 있는 데다 역으로 이동하는 길목에 있어 인근 사무실의 직장인과 행인 등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트렸다.
특히 2주간의 방학에 들어갔던 인근 초중고 학생들이 마침 개학하는 날이어서, 초등학교 측은 학부형들에게 하굣길에 아이들을 데려갈 때 사건 현장을 피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또 현장 인근 빌딩에 입주한 일부 회사는 사건 현장이 보여 일에 집중할 수 없다며 직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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