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어금니 아빠` 이영학 얼굴 등 신상정보 공개 결정(종합)
이영학 신상공개 소식이 전해져 딸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비등하다.
서울 중랑구 여중생 살해·시신유기 사건 피의자인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씨의 얼굴 등 신상정보가 공개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2일 장경석 수사부장을 위원장으로 한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씨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살인, 성범죄, 약취·유인, 강도, 폭력 등 특정강력범죄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기관이 요건을 따져 피의자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려면 ▲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 ▲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증거가 충분 ▲ 국민 알 권리 보장과 재범 방지, 범죄 예방 등 공공 이익을 위한 필요 등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정부는 살인 등 강력범죄 발생률이 계속 증가하는 데다 연쇄살인·아동 성폭행 등 반인륜적 범죄가 잇따르는 점을 고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해 피의자 신상공개 제도를 2010년 4월 시행했다.
경찰은 수사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관할 지방경찰청이 경찰 내·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열어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만 19세 미만 청소년은 신상정보 공개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시신 유기 공범 혐의를 받는 이씨 딸(14)의 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사례로는 2016년 서울 수락산 등산객 살인사건 피의자 김학봉, 같은 해 경기도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사건 피의자 조성호, 올해 경남 창원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인사건 피의자 심천우·강정임 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세간을 경악하게 한 `어금니 아빠` 사건의 공범 이모(14)양이 처음으로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양은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그간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서울북부지법으로 이동하며 취재진 앞에 잠시 멈춰 섰다.
이양은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파란 담요를 덮은 채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경찰이 휠체어를 밀었다.
고개를 푹 숙인 이양은 `수면제를 친구에게 왜 줬는지, 친구가 숨졌다는 것을 언제 알았는지, 집에서 나갔다가 돌아온 이후 왜 친구를 찾지 않았는지, 아빠가 친구에게 하는 행동을 봤는지` 등 이어지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 15분께 법원에 도착한 뒤와 심사를 마치고 오전 11시 30분께 나온 뒤에도 `친구가 숨진 것 언제 알았는가`, `혐의 인정하는가`, `심사에서 무슨 말 했는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양은 오전 11시께부터 약 30분 동안 심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은 지난 1일 아버지 이영학(35)씨가 중랑구 자택에서 살해한 자신의 친구 A(14)양의 시신을 강원도 영월 야산에 유기하는 것을 도운 혐의(사체유기)를 받고 있다.
이양은 A양 살해에는 직접 가담하지 않았으나 아버지가 시신을 가방에 실어 차로 옮기는 것을 거들었고 유기 현장에도 동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버지의 지시로 A양에게 수면제를 건넸으며, A양이 수면제에 취해 집에서 잠들어 있는 중에 외출했다가 돌아와서는 친구를 찾지 않았다는 점 등도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양은 지난 5일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상태로 검거돼 병원에서 치료받으며 조사를 받아왔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 날 전망이다.
한편 희소병 `거대 백악종`을 앓는 딱한 사연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했던 이씨가 딸과 함께 살해·시신유기를 공모한 데다 성매매 알선 정황 등도 불거지면서 네티즌들은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12일 네이버 이용자 `0707****`는 "인간이 어찌 이렇게 잔인하고 엽기적일 수 있을까? 죽은 아이가 너무 안타깝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cil4****`는 "저게 사람인가…악마가 따로 없다"고 했고, `sali****`도 "악마 그 자체"라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rosa****`는 "자식 키우는 부모로서 너무 무섭고 정말 사회가 어찌 돌아가는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다음에서도 `windtouch`가 "인간의 탈을 쓴 악마"라고 비난했고, `플라타너스19`는 "더 알고 싶지 않네요. 같은 인간이라는 게 자괴감이 드네요"라며 몸서리를 쳤다.
`Sunny`는 "기부금 걷어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다닌 악마"라고 했고, `하이야`도 "이런 사람 하나 때문에 다른 후원자들이 피해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우려했다.
피해 여중생이 실종 신고 뒤 13시간가량 살아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초동 수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다음 아이디 `우유`는 "대한민국 경찰은 실종 신고하면 왜 가출로 인식해버리고 안이하게 대처하는지… 그렇게 해서 희생당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사용자 `alsw****`는 "좀 더 빨리 대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했고, `mast****`도 경찰이 좀 더 통찰력을 발휘했더라면…"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영학 신상공개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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