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부진과 철수설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창립 15주년(17일)을 맞는 한국지엠(GM)이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한 기념일을 보내게 됐다.
카허 카젬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그간의 사업 성과를 치켜세우며 독려하는 한편 회사 경영현황을 정확히 인식해 미래 길을 찾아 나가자고 당부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젬 사장은 창립 15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 15년간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는 회사의 경쟁력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함께 만들어낸 성과에 대한 자긍심을 갖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경쟁력 있고 지속 가능한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회사가 재무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젬 사장은 "내수 판매, 수출 수요, 미래 규제의 변화, 상승하고 있는 구조비용 등 많은 도전과제로 인해 우호적이지 않은 경영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수익 실현, 구조비용 최적화 등의 도전 과제를 극복하려면 직원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와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하나의 팀으로 함께 나아간다면 경쟁력 있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길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은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 라인업의 경쟁력 약화로 인한 내수시장 판매 감소와 큰 폭의 재무실적 적자로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울러 지난 7월 이후 노사교섭을 재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난달에는 노조가 부분파업까지 벌이는 등 꼬인 노사관계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여기에 산업은행의 비토권(거부권) 행사 권리가 종료돼 GM이 한국에서 철수한다는 소문까지 무성한 터라 회사 안팎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업계에서는 카젬 사장이 이번 임직원 메시지에서 어려운 회사 경영현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 다음 달부터 재개될 노조와의 임금협상을 염두에 둔 행동으로 해석하고 있다.
회사의 경영현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충분한 공감을 바탕으로 노조가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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