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데이, 공포감 느끼는 일반 시민들
할로윈 데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모두 좋을까.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시민은 할로윈 데이 축제를 접하고 "병원에서 폭행당하고 지하철로 도망와 쓰러진 피해자인 줄 알고 심장이 멎는 듯했다."고 당시를 전했다.
지난 2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대화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던 시민 A씨는 순간 까무러칠 뻔했다. 출발 전 정차해 있던 전동차 안에 한 남성이 힘없이 앉아 있었는데,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였다.
복장도 심상치 않았다. 상의와 하의는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환자복이고, 급하게 뛰쳐나온 듯 점퍼를 걸치고 있었다.
바로 역 사무실에 신고한 A씨는 역 직원에게 진상을 듣고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다. 해당 남성은 실제 환자가 아니라 할로윈 데이 분장을 하고 지하철을 탄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할로윈 데이 분위기를 내며 분장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이른 아침 공공장소에서 이런 행동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화역 관계자는 "급한 환자가 있는 줄 알고 출동했다가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해당 남성에게는 주의를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할로윈(Halloween) 데이는 기독교 축일인 만성절(11월 1일) 전야제(All Hallows` Eve)를 줄인 말로, 매해 10월 31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악령이 해를 끼치지 못하게 자신도 악령으로 변장하고 즐기는 축제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할로윈 데이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또 하나의 가을축제`라는 환영의 분위기와 `수입된 명절`이라는 싸늘한 태도가 공존하는 것이다.
30일 인공지능(AI)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의 할로인 분석 자료에 따르면 빅데이터 상 할로윈 데이에 대한 관심은 해마다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14년 10월 할로윈 언급량은 15만8천445건이었으며 2015년 10월에는 20만995건으로 늘었다. 2016년 10월에는 26만5천434건이었으며 올해 10월은 이미 30만건을 넘겼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할로윈 활동 연관어를 살펴본 결과 파티(10만4천537건)가 가장 언급량이 많았고 코스튬(4만385건), 게임(1만3천411건), 메이크업(9천112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음소프트는 "할로윈은 이례적이고 일탈을 추구하는 날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할로인 데이 문화가 20∼30대의 전유물로 머무는 것은 아니다.
할로윈 데이 연관 인물 언급량 1위는 친구(3만8천795건)지만 2위는 아이(3만3천28건), 3위는 부모(1만7천400건)가 차지할 만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도 할로윈에 큰 관심을 두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소프트는 "최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핼러윈 행사를 하면서 부모들 사이에서 옷이나 사탕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와 부모의 언급량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즐거움만 추구하는 외국의 명절을 꼭 챙겨야 하느냐는 부정적인 생각이 늘면서 할로윈을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다음소프트가 핼러윈 감성분석을 한 결과를 보면 할로윈 연관 긍정어(재미나다, 좋다, 즐기다 등)와 부정어(가짜, 공포, 화나다 등)의 비율은 2015년 각각 81%, 19%에서 2016년 76%, 24%로 변했고
올해는 긍정어와 부정어의 비율이 68%, 32%로 긍정적 언급이 꾸준히 줄고 있다.
다음소프트는 "할로윈 데이라는 하루의 일탈이 일상을 망가뜨리지 않을 때 핼러윈이 더욱 건강한 기념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분석은 다음소프트가 2014년 1월 1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수집한 핼러윈 관련 빅데이터(블로그 5억5천98만건, 트위터 107억6천84만건, 뉴스 3천626만건)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할로윈 데이 이미지 = 연합뉴스 /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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