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감독 독립성을 강조하며 출범한 문재인 정부 금감원이 최흥식 원장 취임 두달째를 맞고 있지만, 초반부터 외풍에 거세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대한 빨리 부원장보 이상의 임원 인사를 하겠다는 최흥식 원장의 다짐은 사라지고, 금융관료(모피아) 출신 배제라는 지침을 가지고 다시 인선을 하면서 주요 현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한창율 기자입니다.
<기자>
금감원 수석부원장 인선이 오리무중입니다.
인선이 확실시 됐던 금융위 출신 인사에 대해 반발이 심해지자, '관출신 배제'를 인선에 최우선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는 감사원 조사로 들어난 채용비리 사건 핵심이 관료출신 즉 모피아들의 청탁인데, 또 다시 관료출신을 모셔오는 건 금감원 개혁과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기 때문입니다.
금감원 직원들을 대변하는 노동조합도 성명서를 내며 "모피아 출신이 수석부원장 자리로 인사권을 장악하면, 내부에서 이들의 전횡을 막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조직개혁 TF안도 힘이 빠지는 모양새입니다.
채용시스템을 외부로 개방하고, 임원 인사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넣겠다는데 TF의 핵심인데, 인선 문제로 꼬여버렸습니다.
이렇게 임원인사가 장기화되면서 금감원의 사기는 떨어지고, 업무 공백은 길어지고 있습니다.
예산·수당편성, 제재심의와 같은 민감사안에 대한 결정이 밀어지고, 통상 격주로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도 지난 9월 14일 이후 6주 가량 열리지 않았습니다.
가늠할 수 없는 인사로 인해 직원들의 눈치보기는 더 심해지고, 기존 임원들의 책임감은 이미 바닥을 쳤습니다.
민간 출신 첫 금감원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최흥식 원장이 초반 임원 인사부터 꼬이면서 리더십에 큰 상처를 받게 됐습니다.
한국경제TV 한창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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