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기업들의 법인세율이 갈수록 높아져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 기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명목세율은 우리나라가 낮지만 세제 지원이 축소되면서 실제로 납부한 금액은 더 많아진 건데요.
그럼에도 우리 정부에서는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기업들의 부담 증가와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임동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국과 미국의 최고 법인세율은 22%와 35%.
명목세율로만 보면 미국이 1.6배로 높습니다.
하지만 세전이익에서 실제로 납부한 세금, 즉 유효법인세율을 살펴봤더니 결과는 달랐습니다.
지난해 국내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은 21.8%로 처음으로 미국 10대 기업의 법인세율을 넘어섰습니다.
실상은 우리 기업들이 이익에 비해 세금을 더 많이 냈다는 얘기입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년 째 라이벌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우
지난 10년간 유효법인세율을 비교해보면 삼성이 17.6%로 애플보다 0.9% 포인트 높습니다.
똑같이 1조원의 이익을 냈다면 90억 원을 더 세금으로 낸 셈입니다.
이는 한국은 증세를 목적으로 대기업 대상 세금 공제와 감면 혜택을 축소해 왔지만 미국은 세제 지원을 확대했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우리 정부는 대기업의 R&D 투자 공제율을 줄였지만 미국은 지난 2015년 R&D 세액공제의 일몰기한을 폐지해 영구화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3% 포인트 올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기업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늘어난 부담은 고스란히 제품가격 인상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법인세를 1% 올리면 경제성장률이 최대 1.13% 하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
“법인세율이 인상되면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질 것입니다. 결국 우리 기업의 국내투자는 물론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10년간 OECD 35개국 중 20개국이 법인세를 낮췄고 미국은 물론 프랑스, 벨기에 등도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트럼프 정부는 법인세율을 무려 15% 포인트나 내릴 계획입니다.
선진국들이 자국 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만 족쇄를 채우고 있는 형국입니다.
한국경제TV 임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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