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 지진을 보며

입력 2017-11-16 13:26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지진을 보며 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어제 많이들 놀라셨죠? 저도 진동을 느꼈습니다만 뉴스특보를 통해 본 포항의 모습은 설마 이게 한국 포항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간혹 일본에서 전해지는 지진 현장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심각한 장면들을 보면서 아 더 이상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말이 그냥 해보는 말이 아니구나 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9월의 경주지진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진앙이 낮았던 관계로 더 큰 피해를 보게 된 건데 지진에 대한 정부의 대처도 작년과는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경주지진 때는 지진 발생 후 8분이나 지나서 재난 문자가 전달이 되었지만 어제는 불과 30초도 안돼서 휴대전화가 흔들렸죠? 서울 기준으로 하면 지진을 감지하기도 전에 재난 문자를 받게 된 건데요, 이 분만 아닙니다. 행정안전부는 지진 발생 13분 만에 재난 본부를 설치하고 30분도 안 돼서 지진 전문가를 현지로 급파하는 기민함을 보였습니다. 그로부터 6분 후에 국무총리가 정부 부처 장관들에게 긴급지시를 내렸고 각 부처가 비상근무 태세에 돌입했는데요 이제 지진 발생 후 37분 만이니까 작년 경주지진 때 무려 2시간 47분 만에 총리 긴급지시가 나왔던 걸 비교해 보면 상당히 빠른 대처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대통령이 수능 시험에 대해 특별히 수험생들의 심리적 안정까지도 배려하는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아 사상 초유의 수능 일주일 연기라는 전격적인 교육부의 결정이 나왔습니다. 만약 강행을 했다면 오늘 아침에 발생한 여진을 감안했을 때 상상할 수 없는 혼란이 왔을 가능성이 컸을 텐데 천만 잘한 결정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정부가 다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최근의 우리 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나름의 긴장감을 가지고 자기 자리에서 최고의 실적을 내려는 모습이 여러 분야에서 보입니다. 특히 경제 분야가 확실히 지난 정부와 달라진 걸 느끼게 됩니다. 한중 관계가 꽉 막혀있는 상황에서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을 해냈고 지정학적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무디스를 비롯한 국제신용평가사들에 기존의 신용등급을 지켜냈으며 IMF는 한 달여 만에 두 번에 걸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는 결과물을 받아 들기도 했습니다.

    지진에 가렸지만, 어제 또 우리 기재부와 한국은행이 한 건을 했죠? 바로 캐나다와 통화스왑을 한 건데요, 이게 의미가 있는 게께 일단 한도와 기한이 따로 없는 이른바 상설 통화스왑을 한 건 겁니다. 우리가 IMF 같은 외환위기를 또 맞게 되면 국제적인 신인도가 있는 캐나다달러를 한도 없이 우리 원화랑 바꿀 수 있는 협정을 체결한 거니까 상당한 편의를 보게 된 거죠. 안 그래도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고양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런 조건의 협정을 체결한 것 자체가 우리나라와 우리 원화의 국제적인 신인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정부가 최근에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도 의미 있는 진전입니다. 시중의 자금이 은행과 대기업에만 머물지 않도록 우리 혁신기업들에게 흘러가 이미 우리 곁에 와있는 4차 산업 혁명에 선두국가가 되도록 하는 데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를 활용하겠다는 의지라면 상당한 실효성을 거둘 것이라고 봅니다.

    광화문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이게 나라냐 라고 외쳤던 게 꼭 일 년이 지났습니다만 여러 분야에서 변화가 있었고 또 사상 최고치를 치고 있는 우리 주식시장과 다시 활황을 맞고 있는 우리 코스닥 시장에도 그러한 변화가 깃들어있다고 봅니다.

    한 가지만 주문을 해보겠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오랜 경기침체를 벗어나서 활황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정부가 열심히 한 것도 있겠으나 세계적인 경기에 연동한 행운도 있습니다. 경기는 순환합니다. 성장할 수 있을 때 남만큼 아니 더 성장해야 침체국면이 됐을 때 버틸 힘이 생깁니다.

    IMF가 우리 성장률을 높여 잡으면서 한 주문 그대로입니다. 적극적인 재정정책 더 써야 하고 동시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영업 간, 기업과 가계 소득의 양극화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구조조정도 제대로 해야 합니다.

    어쩌면 지금이 우리 경제의 장기 침체와 심리적인 패배주의를 마감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지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rockmind@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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