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셀레브가 수익 안정화를 위해 준비한 3가지 전략

유오성 기자

입력 2017-11-24 16:01   수정 2017-11-24 17:00

SNS상에 혜성처럼 등장한 콘텐츠 제작사가 있다. 동영상 내용을 대표하는 썸네일 화면만 봐도 기존의 동영상 콘텐츠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게 눈에 들어온다. 내용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큼직한 글자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한다. 여기에 유명인들이 전하는 도전과 꿈에 대한 이야기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용기와 희망을 느끼게 해준다.

2016년 4월 창립한 셀레브는 1년여 만에 회사 내 독립 프로덕션까지 갖춘 콘텐츠 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다른 뉴미디어 회사들이 그렇듯 아직까지 브랜디드 콘텐츠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갖추면서 의미 있는 콘텐츠를 오랫동안 만들고 싶다는 그들의 생존기를 담았다.


(▲ 사진 = 임상훈 셀레브 대표, 셀레브 제공)

◇ SNS 난리 난 ‘셀레브 스타일’
셀레브의 콘텐츠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지금의 셀레브를 있게 만들어준 ‘셀레브 피플’과 영상 제작의 시간적·공간적 한계를 넘게 해준 ‘셀레브 다이렉트’, 한 인물의 성취 과정을 담아낸 ‘셀레브 ing’가 셀레브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다.

세 콘텐츠의 공통점은 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행보를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울림을 전달한다는 점이다. 임상훈 셀레브 대표는 “도전을 주제로 정상급 인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만들면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의 호응이 클 것으로 생각”한 것이 셀레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임 대표의 예상대로 셀레브는 현재 SNS상에서 영향력 있는 뉴미디어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로커스의 투자를 받는가 하면 100만이 넘는 페이스북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콘텐츠에 대한 반응은 더 뜨거운데 영상을 하나 올렸다 하면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린다. 등장하는 셀럽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일일이 찾아다니며 섭외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연예기획사에서 먼저 알아보고 연락이 들어온다.

재밌는 사실은 셀레브의 초기 멤버들 가운데 영상을 전공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영상 문법을 버리고 핵심내용을 담은 큼지막한 자막과 영상의 진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목차를 배치한 것과 같은 일명 ‘셀레브 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함경완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지금의 포맷이 나오기까지 수 없이 많은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 사진 = 썸네일부터 남다른 `셀레브 스타일`)


◇ 뉴미디어 숙원 ‘안정적 비즈니스 모델’…셀레브 통할까?
페이스북 팔로워 100만 명이 넘는 막강한 뉴미디어로 성장했지만 셀레브의 수익구조는 아직까진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주 수입원인 브랜디드 콘텐츠는 진행된 사례가 많지 않다. 올해만 하이네켄과 나이키, 배달의 민족 등 총 5곳의 업체와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마저도 본래의 콘텐츠인 셀럽 인터뷰와 동시에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함 팀장은 “브랜디드 콘텐츠만 만들다 보면 우리가 해야 하는 셀레브 콘텐츠를 만들 여력이 부족해진다”며 “수익원을 외주가 아닌 내부에서 찾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뉴미디어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수익화 과제를 넘기 위해 셀레브는 3가지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① 시청자 목소리 귀 기울인 ‘인물 크라우드 펀딩’
셀레브 콘텐츠의 기본적인 형태는 3분 안에 도전에 대한 유명인들의 생각을 압축적으로 넣어 전달하는 방식이다. 영상의 시간이 짧다보니 뒷이야기가 궁금한 시청자들의 전체영상 공개 요구가 빗발쳤다. 셀레브는 반응이 좋았던 최명화 CMO 캠퍼스 대표의 강연회를 열었고 이 또한 “추가 강연은 없냐”는 문의가 이어졌다. 셀레브 인터뷰이를 더 알고 싶다는 시청자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강연회 형식의 인물 크라우드 펀딩을 내년 상반기 론칭 할 예정이다. 함 팀장은 “우리가 잘하는 건 인물을 멋지게 재조명하는 일”이라며 인물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② 내부 독립 프로덕션 활성화
셀레브는 다음 달 초·중순경 패션 다큐멘터리 ‘퍼센티지’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회사 내 독립 프로덕션 형식으로 팀을 꾸려 만들어진 이 다큐멘터리는 셀레브가 단순한 콘텐츠 제작사가 아닌 종합 미디어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실험 가운데 하나다. 셀레브 전 직원 가운데 절반이 PD인데 임 대표의 콘텐츠 운영철학에 반해 회사에 합류한 케이스가 대다수다. 함 팀장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소할 공간을 만들어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레브는 퍼센티지를 시작으로 독립 프로덕션 체제를 독려하고 여기서 쌓인 노하우를 회사 자산으로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③ 리뷰 전문 콘텐츠 ‘바이어스’
셀레브의 신규 콘텐츠 중 현재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부분은 바이어스다. 제품리뷰와 음원소개 영상을 제작하지만 제품 영상을 외주받는 형식의 수익구조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셀레브라는 이름에 담긴 셀 에브리씽(sell everything)이라는 또 다른 의미로의 확장이다. 재밌는 점은 창업주를 비롯한 초기 멤버들이 스트리트 패션 커뮤니티에서 만난 영향이 반영됐다는 사실이다. 이러다 보니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패션 잡지처럼 브랜드의 역사와 특징을 설명한다. 함 팀장은 “시험 단계임에도 제품의 구매 전환율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바이어스는 음원소개 영상 콘텐츠도 함께 제작중이다. 셀레브의 인터뷰 콘텐츠를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음악에 담긴 가수들의 이야기와 함께 신곡을 소개하는데 다른 영상에 비해 몰입도가 높다는 평가다.

◇ 전략은 "하나만 걸려라"
내부에선 셀레브의 전략에 대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하나가 얻어 걸릴 때까지 전력으로 달리고 걸리면 거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뉴미디어 업계전체를 따져 봐도 국내에선 이렇다 할 수익모델이 없다보니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다. 임 대표는 “셀레브의 구성원들이 보다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며 구축해 온 셀레브 스타일이 시청자와 브랜드 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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