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주, '북핵공격 대피훈련'…매달 1일 점심직전 사이렌

입력 2017-11-28 09:30  

미국 하와이 주가 다음 달 1일(현지시 간)부터 매달 첫날 점심시간 직전에 주 전역에 사이렌을 울리는 핵공격 대비 주민대피훈련을 실시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은 하와이 주 정부 비상관리국(HEMA)이 냉전시대 이후 약 30년 만에 처음 실시하는 핵 공습 대비훈련의 세부내용을 공개했다고 27일(현지시간) 전했다.

하와이 주 정부의 훈련 계획은 북한 핵 공격 위기 고조 이후 올 하반기부터 본격 논의돼 왔다.

번 미야기 HEMA 국장은 ABC 방송에 "우리가 이 캠페인을 시작했을 때 주민과 관광객들을 괜히 겁에 질리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의도는 (핵)무기가 호놀룰루나 가상의 목표물을 타격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최선의 과학을 동원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HEMA는 "사이렌이 울리면 주민들이 실제로 핵 공격에 대비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딱 15분 남았다는 뜻"이라며 "당분간 매달 첫 업무일(1일 또는 1일이 휴일일 경우 그 다음 날)에 지속해서 그런 테스트가 실시된다"고 밝혔다.

비상관리국 측은 "사이렌이 울리면, 일단 실내로 들어가서 대피처에 머물며 라디오 방송 주파수를 맞춰달라"고 주문했다.

냉전 시대에 자주 했던 `웅크리고 숨기`(duck and cover) 방식의 대피 훈련과 유사하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여러 형태로 경각심을 주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사이렌을 울리는 것은 하와이 주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령 괌은 주민들에게 핵 타격 시 행동요령을 담은 팸플릿을 배포했고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방사능 물질 위험성 등에 관한 16쪽짜리 자료가 배부된 적이 있다.

미야기 국장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 시간이나 아이들을 태우러 갈 시간조차 없다. 심지어 지정된 대피소를 찾을 여유도 있을 리 없다"면서 행동요령을 평소에 몸에 익혀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와이 주 정부의 사이렌 경보는 기존의 쓰나미 대비 시스템을 활용해 내보낸다. 대피훈련 대상자는 140만 전체 주민이다.




하와이 주 정부는 100킬로톤(kt)급 핵폭탄이 1천 피트(305m) 상공에서 터질 경우 반경 8마일(13㎞)에 있는 주민들이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되며, 1만8천 명 이상의 사망자와 5만∼12만 명의 부상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 정부는 대니얼 K.이노우예 공항, 히컴 공군기지, 호놀룰루 항, 진주만 등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시설 또는 지점으로 보고 있다.

하와이는 북한에서 7천200㎞ 떨어져 있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의 사거리 밖에 있지만,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면 사거리 안에 놓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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