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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강한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능성화장품 시장에 발을 들이는 제약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란 장점도 있지만, 이미 포화된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지난달 말 서울 신촌의 드럭스토어 '8번가 위드팜' 1호점에 입점한 '셀블룸'.
피부과 처방 1위 제약사인 동구바이오제약이 줄기세포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코스메슈티컬 브랜드입니다.
기존에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셀블룸 제품들을 판매했지만,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기내면세점, 중국 수출 계약에 이어 8번가 위드팜까지 입점하며 판매 시스템을 확대시킨 겁니다.
이처럼 화장품에 의학적인 기능을 더했다는 뜻의 '코스메슈티컬'에 제약사들이 앞 다퉈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2015년 동국제약은 피부 보습 화장품 '마데카크림'을 출시한 데 이어 자체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만들어 국내 오프라인 판매망을 구축했습니다.
유한양행을 비롯한 대형 제약사들도 잇따라 자신들의 기술력과 강점을 반영한 화장품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의약품에 비해 규제 장벽이 낮은데다 신약 개발보다 빠른 시간 안에 매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 데 따른 겁니다.
여기에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의 성장세가 매년 15%에 달하는 등 높은 성장 가능성도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다만, 이미 포화된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부작용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경남제약은 대표상품인 레모나의 이름을 딴 '블랑씨'를 출시하며 코스메티슈컬 시장에 진출했지만, 유통채널 확보에 실패하면서 6개월만에 사업을 접었습니다.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투자나 과열된 경쟁이 오히려 손실로 이어진 겁니다.
무엇보다 신약 개발 등 제약사 본연의 역할을 외면한 채 단지 수익성만 따라 가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화인터뷰> 서동철 중앙대 약대 교수
"분야에서 전문화를 해야 하는데, 분야의 전문화가 아니라 단지 수익성을 보고 따라가는 것이라.. 수익이 많이 나는 쪽으로 해 거기에서 R&D 투자하겠다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위한 방향이라 단순하게 이익 위주로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건강한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메티슈컬 시장.
수익 다각화란 장점도 있지만, 과도한 경쟁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는 만큼, 시장 진출에 앞서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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