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전우회, 박승춘 보훈처장 때 날개 달았다?

입력 2017-12-05 17:14  

검찰, 고엽제전우회 압수수색…LH 상대 사기분양 의혹
고엽제 전우회, 불가능한 `주택사업` 명목으로 위례신도시 등 분양
검찰 “경우회의 돈이 고엽제전우회로 흘러갔을 것”



고엽제 전우회 사기분양 의혹이 충격을 주고 있다.

고엽제전우회가 LH공사를 속여 아파트 택지를 분양받은 의혹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

고엽제 전우회는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으며 이에 대한 갑론을박 역시 뜨겁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황병주 부장검사)는 LH공사에 대한 사기 등 혐의로 서울 서초동 고엽제전우회 사무실과 회장을 포함한 관련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에 따르면 고엽제전우회는 박근혜정부인 2013년 LH공사가 경기도 성남시 위례신도시의 아파트단지 터를 분양할 때 직접 주택 사업을 하는 것처럼 속여 공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LH공사는 약 4만2천㎡의 땅을 분양하면서 `국가보훈처장의 추천 공문을 제출한 업체가 우선순위를 받는다`고 공고했다.

이에 고엽제전우회가 당시 박승춘 보훈처장 명의의 추천서를 받아 `고엽제전우회 주택사업단` 명의로 단독 응찰했고, 이 땅을 1천836억원에 분양받았다.

그러나 보훈처가 승인해 준 고엽제전우회의 수익사업 범위에 주택사업은 없었고, 고엽제전우회 주택사업단이라는 조직도 실체가 없었다.

고엽제전우회는 분양 사업권을 중소 건설사에 위탁했다. 이 건설사는 최종 분양으로 200억원대 순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당 아파트단지 외에도 고엽제전우회가 같은 수법으로 LH공사를 속여 분양받은 사례가 한 건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이 고엽제전우회로 흘러갔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사실상 허가받을 수 없는 사업이라는 점을 만약 보훈처가 알고 있었다면 향후 박승춘 전 처장 등을 상대로도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달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구재태 대한민국재향경우회 회장이 기획한 각종 관제 시위에 고엽제전우회가 동원된 정황도 수사하고 있다.

경우회의 `고철 통행세` 수입원이던 대우조선해양의 고철거래가 2012년 말 중단될 상황에 부닥치자 구 전 회장은 고엽제전우회 등을 동원해 항의 집회를 벌인 끝에 계약 연장을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런 과정에서 경우회의 돈이 고엽제전우회로 흘러갔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고엽제전우회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등의 주도로 대기업을 압박해 보수단체를 지원토록 한 `화이트리스트 의혹`에서 주요 수혜 단체로 거론되는 곳이다.

고엽제전우회 이미지 = 고엽제전우회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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