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검찰 구형보다 1년 더 센 형량 선고…단호한 법원 "이미 재판부 합의 끝나"
"실체적 진실 규명 협조했어도 죄책 매우 무겁다…장시호 가장 큰 이득 봐"
장시호가 다시 법정으로 가게 됐다.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특검 도우미`라는 별명까지 얻은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가 1심에서 엄한 처벌을 피하지 못한 것.
장시호는 이 때문에 판결 직후, 주요 포털 실검 상위권에 등극한 상태며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6일 장시호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는 검찰이 장시호 씨에게 구형한 징역 1년6개월보다 1년이나 더 형량이 긴 처벌 수위다.
장시호 씨는 지난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올해 6월 초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됐지만 이날 실형 선고로 다시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됐다.
장시호 씨는 검찰과 특검 수사에서 아는 것을 털어놓고 협조하면서 `도우미`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삼성그룹을 둘러싼 뇌물 수사의 촉매제가 된 `제2 태블릿`을 특검에 제출한 것도 장시호 씨였다.
최씨의 `외교관 인사 개입` 의혹까지 번진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ODA) 관련 혐의가 드러난 데에도 장시호 씨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
이 때문에 장시호 씨는 최씨의 조카이자 각종 이권을 챙긴 과정에 가담한 공범이었지만 특검의 실체 규명에 힘을 보태 일정부분 국민적 `호감`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아울러 장시호 씨는 1년 가까이 진행된 국정농단 재판 중에도 거의 빠짐없이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이 아는 내용을 진술하며 실체 규명에 도움을 줬다.
하지만 장시호 씨의 이 같은 결정적 노력도 구속을 피할 수는 없었다. 특검과 검찰은 현행법상 허용된 건 아니지만, 일종의 영미식 `플리바게닝`(범죄 수사 협조자에게 형벌을 감경 또는 감면해 주는 제도) 성격으로 구형량을 제시할 때 `선처`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재판부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람은 장시호 씨라고 판단했다. 또 영재센터가 장기적으로는 최씨의 사익 추구를 위해 설립된 것이라 하더라도 당시 범행으로 가장 이득을 본 사람도 장시호 씨라고 매섭게 지적했다.
장시호 씨는 발언 기회를 얻어 "제가 현재 아이와 둘이 지내고 있다.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는데 제가 아이를 두고 어디로 도주하겠나"라며 "그간 검찰에 협조한 것과 재판에 성실히 임한 것을 감안해서 구속만은 면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지난번 (정)유라 사건도 있었고, 아이를 혼자 두게 하는 것이…아이도 지난주 월요일에 새로운 학교로 옮겼다. 사실 지금 머리가 하얘서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잠시 후에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데 그 점을 참작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재판장은 그러나 "이미 재판부에서 합의를 마친 상황"이라며 장시호에 대한 법정구속을 그대로 집행했다.
결과가 바뀔 여지가 없음을 깨달은 장시호 씨는 종이에 한참을 무언가 적은 뒤 변호인에게 전달했다. 자신의 구속 상태를 알릴 지인이나 아이의 학교 주소를 적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앞으로 구속 적부심사를 판사가 결정하지 말고 국민참여재판으로 해야한다. 9명 중 과반 이상 의견으로 가자” “지은 죄에 비하면 2년반은 봐줘도 한 참 봐준 것. 그나마 수사 협조한 공으로 그만큼 줄여준 것” “에휴 검사가 장시호 씨를 봐줄라고 했는데, 판사가 대쪽같이 판결했네” 등의 의견이다.
장시호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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