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역에서 작업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에 대한 안타까움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오전 7시 59분께 서울 구로구 지하철 1호선 온수역의 선로에서 작업 중이던 30대 작업자가 열차에 치여 숨졌다. 숨진 남성은 출근 사흘 만에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온수역에서 오류동역 방향 약 200m 지점에서 작업하던 전 모(35) 씨가 열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전 씨는 당시 동료 2명과 함께 배수로 칸막이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뒤따르던 1호선 상행선 전동차 운행이 각각 약 10분여씩 지연됐다. 사고가 난 구간에서 열차 운행이 되지 않은 탓에 출근길 1호선을 이용하려던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숨진 전 씨는 1호선을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아니라 공사를 담당한 외주업체 소속이라고 코레일 측은 설명했다. 그는 인력사무소에서 파견된 일용직 노동자로 불과 3일 전부터 사고가 발생한 철도 작업장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작업자가 예정 작업시간보다 30분가량 일찍 작업현장에 투입됐던 사실도 확인됐다.
코레일에 따르면 애초 작업이 예정된 시간은 오전 8시 30분께였지만 전 씨 등이 30분가량 일찍 현장에 투입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작업 예정 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였다. 작업이 투입되기 전에 현장 감독자가 역으로 와서 역장과 협의를 하고 승인받은 뒤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먼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레일 측은 전 씨 등이 왜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들어갔는지, 작업 준비를 위한 것이었는지, 역장의 승인 없이도 선로에 나갈 수 있는 구조인지 등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한편 전 씨의 빈소가 마련된 구로구의 한 장례식장에는 가족들이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전 씨의 어머니인 이 모(63) 씨는 "오늘 출근한 지 3일째인데 선로 공사 현장에서 일한다고 했으면 무조건 못하게 말렸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이 씨는 "매일 공사 일을 하면서 받은 돈의 일부를 엄마 화장대에 꽂아놓고 가던 착한 아들이었다"면서 "아침에 출근할 때 사고가 나서 지하철이 늦어진다고 방송이 나왔는데 그게 우리 아들, 우리 막내였다"면서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았다.
지하철 선로 작업을 하다 숨진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6월 노량진역에서 열차가 역으로 들어오기 전 보수작업 공사 표지판을 설치하기 위해 선로 위를 걸어가던 김 모(57) 씨가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박성수 철도노조 서울본부장은 "전반적으로 선로 변에서 작업하는 근로자에 대한 안전 조치가 미흡하고 위험이 항시 존재한다"면서 "현장 인원을 충원하고 작업자의 안전을 우선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코레일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사고로 열차 이용에 불편을 겪은 시민 여러분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코레일은 "정확한 사고 원인은 현재 경찰에서 조사 중"이라면서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철도공사 관계자와 함께 현장 감식을 하는 한편, 전 씨와 작업하던 동료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안전 대책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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