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질문마다 날 선 반응을 보이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특검팀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증언을 거부하다가 재판장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최씨는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이 부회장의 1심 재판 때 증인으로 나온 데 이어 두 번째다.
특검팀은 우선 작년 1월 11일 삼성전자 황성수 당시 전무가 박상진 당시 사장에게 `그랑프리급 말 구입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한 문자를 제시하며 최씨에게 "증인이 삼성에 요청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최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 말 소유권은 삼성이 전적으로 갖고 있다"면서 "이(승마지원) 자체를 (딸) 유라를 위해서 시작한 게 아닌 만큼 검찰이 그런 전제로 물어보면 제가 대답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도 질문하지 마시라. 제가 개입해서 샀다는 걸 묻는 거냐"고 반문했다.
말 구입 문제를 두고 특검팀이 유사한 질문을 계속하자 "답답하다"면서 "독일을 한 번 갔다 오시든가, 말을 연구하는 검사님이 나오시든가 해야 했다"고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삼성이 지난해 초에 말 `비타나`와 `라우싱`을 사게 된 경위를 묻는 말에는 "정유라가 타는 말이라고 꼭 집을 수는 없다. 삼성이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선수들이 독일에 오면 사주기로 한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대답했다.
특검팀이 "이해가 안 간다"고 말하자 최씨 역시 "뭐가 또 이해가 안 가느냐. 서로 마찬가지"라고 받아쳐 방청객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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