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11개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기존 사장단이 대부분 연임돼 조직 안정에 무게가 더해졌지만, 부회장직 신설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친정부 인사가 거론되고 있는데 '관치'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KB금융이 어제(20일) 개최한 상시 지배구조위원회는 '조직 안정'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지난달 취임한 국민은행장을 제외한 11개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논의됐는데, 신규 선임된 인사는 절반이 되지 않습니다.
국민카드 사장에 이동철 KB금융지주 부사장이 선임됐고, 공석이던 KB생명보험 사장은 허정수 국민은행 부행장이, KB자산운용은 이현승 현대자산운용 대표가 대체투자 부문 각자대표로 합류했습니다.
신규 선임된 사장단은 금융지주 내 전략총괄과 경영기획을 거친 인사들로 윤종규 회장의 2기를 보좌할 측근 체제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 KB금융은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을 위해 윤경은·전병조 KB증권 두 사령탑을 연임하고, 올해 실적 호조를 보인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등 주력 계열사 사장단도 임기를 연장했습니다.
KB금융이 이번 인사로 그룹 내 조직을 추스르게 됐지만, 계열사에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두고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KB부동산신탁 사장이 금융지주 전략에 따라 경영을 총괄하는데 그 중간에 고문 역할의 부회장직을 추가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겁니다.
더구나 KB부동산신탁 부회장에 사실상 내정된 김정민 전 사장은 부산상고 출신에 2012년 당시 문재인 캠프에 참여한 친정부 인사로 꼽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들이 불명예 퇴진했던 KB금융이 새 정부들어 직접 친정부 낙하산 인사를 끌어들이는 겁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KB금융은 "부회장직 신설은 지주사가 아닌 계열사인 부동산신탁의 비은행 부문 강화 등을 위한 자문 역할로 현재 검토 중"이라고 한 발 물러난 상태입니다.
하지만 윤 회장이 은행장직에서 물러나 젊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려던 구상과 달리 각 계열사 사장보다 높은 직급을 새로 영입하는 것이어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금융지주회사의 회장 자격 요건 강화와 지배구조 혁신을 권고하고 나서 KB금융의 부회장직 신설 여부를 두고 파장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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