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고 4시간 뒤에도 통화"…희생자 생존시간 미스테리

입력 2017-12-2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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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 센터 화재 현장에서 화재 발생 4시간 뒤에도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희생자들이 불이 난 4시간 뒤에도 건물 내에서 살아 있었다는 얘기다. 사실로 확인되면 소방당국의 늑장 구조로 희생자가 늘었다는 유족들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 상황을 접수한 제천소방서는 4시께 현장에 도착했다. 사망자가 처음 발견된 것은 5시 17분께다. 2층에서 사망자 1명이 처음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오후 9시를 전후해 사망자 29명이 모두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희생자들이 대부분 유독가스를 흡입해 화재 초기에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불이 난 뒤 꽤 오랜시간이 지난 뒤에도 희생자와 통화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희생자들이 언제까지 생존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유족들은 이에 더해 소방당국이 구조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비판한다.

스포츠센터 6∼7층 사이 계단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안모씨의 여동생은 불이 난 뒤 4시간 뒤인 21일 오후 8시 1분에도 20초 동안 통화한 기록이 남아 있다며 휴대전화 통화목록을 공개했다.

그 후 오후 10시 4분까지 추가로 시도한 네 차례 전화는 모두 통화로 연결되지 않았다.

안씨의 아들은 "21일 밤 8시 1분 고모가 아버지 휴대전화와 연결했다. 당시 고모가 너무 많이 울어서 전화 반대편에서 들리는 소리를 잘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화를 받았던 사람이 아버지가 아니고 진화에 나섰던 소방대원이라면 아버지 인적사항을 물었을 것 아니냐"며 "또 다른 사람이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때까지 생존자가 있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화재 발생 4시간 8분여 동안 생존자가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족 박모씨도 "(처형, 조카와 함께 사우나를 갔던) 장모님이 21일 오후 5시께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숨진 곳은 최초 발화지점인 1층에서 가까운 2층 여성 사우나로, 이곳에서는 20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2층 사우나에 대한 소방당국의 대응은 유족들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부분이다.

유족들은 소방당국이 출동 초기에 2층 사우나의 통유리를 깼다면 훨씬 많은 사람을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박씨 증언대로 오후 5시까지 장모와 통화를 했다면 2층 사우나에는 화재 발생 1시간이 지나도록 생존자가 있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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