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은행들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지은행을 인수합병하고, 보험, 카드 등으로 영업망을 확장해 작년보다 순이익을 크게 늘렸습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시중은행들이 해외진출 거점을 동남아시아에서 남미로 확장하고 수익성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은행 중에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은행은 최근 영국 HSBC은행을 제치고 현지 1위 외국계 은행으로 올라섰습니다.
1993년 베트남 사무소를 연 뒤 24년 만에 호주 안즈(ANZ)뱅크 베트남 리테일부문을 인수해 현지 영업망을 장악한 겁니다.
KEB하나은행도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인력을 채용해 영업에 나선 결과 국내 은행들 가운데 최대 실적인 2,000억원대 순익을 남겼습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4대 은행이 해외 점포를 통해 거둔 당기순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 5,097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은행들이 해외 사업으로 거둔 실적은 전체 순이익의 10%도 채 되지 않지만, 작년과 비교해 30~40%씩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국내 은행이 해외에서 이러한 실적을 거둔 건 현지화를 통한 소매 금융이 자리를 잡았고, 지역 내 기업을 상대로 영업망을 넓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시중은행 글로벌전략부 관계자
"보통 한국계 기업들에 의존해 영업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저희 나름대로 영업의 규모는 유지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점포별로 현지에 특화된 영업을 하자는게 작년부터의 모토였고 올해도 그런 영업을 하고 있고요..."
국내 은행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규제가 까다로운 남미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이 멕시코 정부로부터 은행업 인가를 받아 다음달부터 첫 현지 영업에 들어가고, KEB하나은행도 기업금융 부문을 주력으로 영업 인가를 받은 상태입니다.
해외 진출 성과가 저조했던 KB국민은행은 홍콩을 전략 거점으로 삼아 기업금융으로 방향을 틀었고, 우리은행은 모바일 플랫폼인 '위비'를 기반으로 해외 거점을 500곳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농협금융이 중국의 공소그룹과 함께 소형 대출회사를 차리고, 인도네시아의 금융회사 인수를 추진하는 등 해외 진출 지역과 전략도 다양화하는 추세입니다.
전세계적인 경기회복으로 신흥국 금융시장이 안정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국내 은행들이 현지 진출을 통한 사업 확대 기회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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