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9천원대 요금제를 쓰며 20% 할인을 받는 그는 작년 9월 15일 할인율이 25%로 올라갈 당시 남은 약정이 1년이라 갈아탈 수가 없었다. 위약금 부담 때문이었다. 결국 그는 월 3천원의 추가 할인 혜택을 포기해야 했다.
A씨는 이제 2월 설 명절이 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설이 지나야 남은 약정이 6개월 이하가 돼 위약금 없이 25% 요금할인으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이동통신업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A씨처럼 25% 요금할인 시행 4개월이 다 되지만 20% 할인만 받는 가입자가 1,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요금할인 가입자의 총수가 작년 12월 15일 기준 1,818만명으로 이 가운데 25% 요금할인 가입자는 566만명으로 약 30%에 불과하다.
약정요금할인 고객 10명중 7명은 여전히 20% 할인만 받는 셈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A씨처럼 남은 약정이 많아 25%로 갈아타지 못한 이들로 추정된다.
직접 신청해야 하는 절차가 번거로워 20% 할인에 머물러 있는 가입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25% 요금할인 시행 후 신규 프리미엄 출시가 예년보다 많지 않았다면 20% 요금할인에 묶여있는 가입자 비율은 더욱 높았을 수 있다.
9월 15일 갤럭시노트8을 시작으로 LG V30, 아이폰8, 아이폰X(텐) 등 고가폰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25% 요금할인 가입자가 빠르게 늘었다. 이들 제품 구매자의 90% 이상은 할인 혜택이 적은 지원금 대신 25% 요금할인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25% 요금할인 가입자의 대다수가 새로 단말을 사며 가입한 고객들"이라며 "기존 가입자 중 25% 요금할인으로 갈아탄 고객들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기존 20% 할인 가입자 중 일부는 재약정에 대한 부담으로 기존 약정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25% 요금할인을 받으려면 다시 1년이나 2년 약정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단말 교체를 앞둔 고객의 경우 약정 기간이 늘어나면 기존 혜택분을 반납해야 새로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그만큼 선택의 폭은 줄어든다.
향후 20% 요금할인 가입자 상당수는 순차적으로 25%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5% 요금할인 가입자가 연 1,9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존 약정 만료 시기를 고려하면 2019년은 돼야 전체 요금할인 가입자가 25% 할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미 전체 신규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요금할인을 택하고 있다"며 제도시행 효과가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철한 국장은 "25% 요금할인은 소비자가 선택해야 혜택을 받는 구조"라며 "선택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편요금제 등 향후 통신 정책은 모든 국민이 보편적인 혜택을 누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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