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 불어 닥친 최강 한파로 인해 동물들도 수난을 겪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이구아나가 나무에서 떨어지는가 하면, ‘냉동’ 상태의 거북이와 상어가 떠내려 오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지역 매체 팜비치포스트의 칼럼니스트 프랭크 세라비노는 트위터에 만세를 하듯 앞다리를 들고 배를 드러낸 채 누워있는 녹색 이구아나 사진을 올렸다.
그는 "플로리다 남부에서 화씨 40도(섭씨 약 4.5도)를 기록한 오늘 아침 우리집 뒤뜰 수영장의 모습"이라면서 "이구아나가 얼어붙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CBS 방송 지역 제휴사인 WPEC-TV 기자 맥신 벤츨도 트위터에 팜비치의 도로와 풀숲에서 발견한 이구아나 사진을 여러 장 게재했다.
벤츨은 "너무 춥다 보니 이구아나가 얼어붙어 나무에서 떨어졌다"고 적었다.
녹색 이구아나는 중남미가 주요 서식지이지만 미국에서 따뜻한 편에 속하는 플로리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냉혈 동물이다.
플로리다 어류 야생동물 보존위원회의 크리스틴 소머스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 이구아나들이 죽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기온이 화씨 50도(섭씨 10도) 아래로 내려가면 느릿느릿 움직이기 시작하고, 더 추워지면 꽁꽁 언다"고 설명했다.
추위로 `냉동`된 동물은 비단 이구아나뿐만이 아니다.
보존위원회 생물학자들은 최근 수온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몸이 뻣뻣하게 굳은 채 무기력하게 표류하거나 해안가로 떠내려온 바다거북들을 구조하느라 정신이 없다.
또한 지난달 말에는 미 북동부 매사추세츠 주 케이프 코드 베이 해변에서 얼어 죽은 상어 두 마리가 발견됐다.
추위에 강할 것만 같은 펭귄들도 역대급 동장군에 고개를 숙였다.
AFP통신은 새해 첫날 캐나다 앨버타주의 캘거리 동물원이 야외에서 사육하던 킹펭귄들을 실내로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남극에 사는 킹펭귄들은 다른 펭귄 종보다 강추위에 익숙한 편이지만, 기온이 영하 30도 아래로 떨어지고 바람까지 불어 체감기온이 영하 40도에 달하자 동물원이 이례적으로 긴급조치에 나섰다.
미국 한파 이구아나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