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부는 75m굴뚝서 64일째 고공농성

입력 2018-01-14 17:16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75m 높이의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위에서 노동자 2명이 두 달이 넘도록 `아찔한` 노숙을 이어가고 있다.



홍기탁 전국금속노조 전 파인텍지회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파인텍 공장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가 노조와 약속한 고용승계와 단체 협약 이행을 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11월 12일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 14일까지 64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고공농성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결국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나서서 이들의 인권 상황과 건강상태를 점검했다.

조영선 인권위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직접 굴뚝에 올라 홍 지회장과 박 사무장을 면담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 홍종원씨와 길벗한의사회 소속 한의사 오춘상씨도 동행해 이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했다.

굴뚝에서 2시간 가량 머무르고 내려온 조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1시 20분께 금속노조가 굴뚝 밑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홍 지회장은 `정부나 국회가 노사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내려오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안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당사자들의 문제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 조속한 시일 내에 사회적 협의가 이뤄져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의사 홍씨는 "좁은 공간에서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어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며 "이들이 허리·어깨 통증과 위장장애 등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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