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엄동설한입니다. 춥습니다. 아마 이런 한기를 느끼는 곳이 또 있을 겁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세이프 가드 조치를 받은 세탁기와 태양광 모듈 업체들인데요, 새해 벽두부터 우리의 수출,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의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질 것이라는 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때부터 예고된 일이었습니다만 집권 2년차를 맞는 올해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보는 거죠? 이제 올 것이 왔다는 비장함 마저 듭니다만 사실 우리가 북한 핵 문제로 인한 남북간, 북미간 긴장 등 작년에 붉어졌던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리스크에 정신이 팔려있을 때 미국은 우리 수출의 많은 품목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포함한 보호무역 장벽을 준비해 왔습니다.
트럼프가 예상 보다 빨리 그리고 훨씬 센 조치를 한 것은 그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죠? 올해 11월에 있을 중간 선거를 승리로 이끌지 못하면 안 그래도 낮은 지지율에 러시아 스캔들 등 정치적인 약점들로 인해 조기 레임덕이 올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트럼프가 승부를 볼 곳은 자신을 대통령 만들어줬던 이른바 러스트 밸트의백인 블루칼라를 비롯한 핵심 지지층의 결집입니다. 이번에 세이프 가드에 서명하며 말했듯 그의 목적은 미국 사람에게 일자리를 더 많이 주는 것입니다. 당장 이번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 가드로 수혜를 입게 된 월풀은 오하이오 공장에 근무할 정규직 200명을 뽑는 다고 화답을 했고 우리 삼성은 노스캐롤라이나에 공장을 지었고 엘지는 테네시에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미국사람들 일자리를 늘리는 겁니다.
현재 트럼프의 지지율은 40%입니다. 30% 중반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소폭이지만바닥을 찍고 반등을 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를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49%로 '잘 못 한다'는 응답자(43%)보다 상당히 높게 나왔습니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의 90%가 트럼프의 경제정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인 69%가 현재 미국의 경제 상태가 좋다고 답했는데 이는 2001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고. '매우 좋다'는 답변도 20%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주인 2001년 1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경제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 시대 이후 지금 미국 사람들은 가장 윤택해졌다는 겁니다.
트럼프는 미국 경제가 좋아지고 주가가 오른 게 자신의 공이라고 합니다. 학자들과 기자들은 턱도 없는 얘기라고 하지만 실제로 미국 사람 47%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인 1년 전보다 개인 재무 사정이 나아졌다고 하고 있고 나빠졌다는 사람은 그 절반인 23%에 그쳤습니다.
트럼프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지 않다는 얘깁니다. 적어도 미국 사람들에게는 말입니다. 트럼프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 집착할 것입니다. 자신의 승부수는 오직 경제 그리고 미국 사람들의 일자리 문제에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결국 트럼프의 중간 선거 승리 나아가 차기 대선에서의 재선 전략의 하이라이트는 G2라고 주장하는 중국을 경제적으로 자신에게 굴복시키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가 닮고 싶어하는 레이건 대통령이 85년에 전방위적인 관세부과와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당시 적어도 경제적으로 미국을 넘보던 일본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공화당 정권을 이어갔던 것처럼 트럼프는 중국을 굴복시키면서 자신의 2기를 도모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 길에 우리 한국이 첫 번째 시범 케이스가 되고 있는 거죠? 북한 핵 문제로 인해 한미간 무역 문제에 대해 우리의 협상력은 떨어져있고 여기에 한미 FTA재협상이란 현안이 있습니다. 트럼프에게 한국은 가장 유리한 결과물을 만들 제일 쉬운 상대고 이는 중국에게 직접적인 경고가 될 것입니다. 우리 한국이 일종의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와 재선 전략의 레버리지가 되고 있는 형국이라는 겁니다. 여기에 트럼프가 워낙 강한 보호무역주의를 치고 나고 나오다 보니 전세계 주요국들이 그럼 우리도 하자고 하는 상황이죠? 유럽은 물론이고 중국 심지어 일본 마저 도 나름의 보호무역 장벽을 세우고 있습니다.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에는 만만찮은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다행히 글로벌 경기회복기라 물량의 증가세가 어느 정도 유지되겠지만 해당 산업의 고통이 우리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시점이 의외로 빨리 올 수 도 있습니다. 우리의 투자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겁니다. 작년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수풀주의 일방적인 강세장이 작년 말부터 다소 성격의 변화를 보이는 것도 무관치 않습니다. 올해는 수출주 중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을 지닌 기업, 가급적 신흥국 비중이 높은 기업, 지역적으로 다변화된 기업으로 압축을 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다만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당분간 입니다만 감세정책과 함께 미국 기업들의 실적을 견인할 것이며 미국 자산 가격의 상승추세를 유지 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 수출에 장애가 생긴다고 너무 빨리 투자를 줄이거나 회수하실 필요는 없고 다만 선별적 투자의 노력을 더 해야 하는 구간에 들어와 있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트럼프가 만들 버블을 즐길 때 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잠시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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