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역사를 새로 썼다"…외신들 극찬 행진
`거물 사냥꾼` `교수` `아이스맨` 여러 별명으로 칭찬
메이저 대회 4강 신화 쓴 정현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인터뷰
정현 인터뷰에 대한 외신의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의 시선은 이제 26일 준결승으로 향하고 있는데, 외신도 인터뷰를 통해 정현의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것.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8강전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을 3-0(6-4 7-6<7-5> 6-3)으로 완파하고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 신화를 썼다.
이날 승리로 정현은 22일 발표 예정인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에서도 30위 안으로 진입하게 됐다. 이형택(42)이 보유한 역대 한국인 최고 순위 36위까지 넘어선 것이다.
정현은 3세트 게임 스코어 5-2에서 40-0으로 앞서가다가 듀스까지 허용하며 잠시 위기를 맞았다. 이후 집중력을 가다듬은 정현은 치열한 랠리 끝에 승리를 확정했다. 승리 후에도 정현은 큰 세리머니 대신 살짝 미소만 지었다.
경기 직후 코트 인터뷰에서 장내 아나운서는 이 장면에 대해 질문했다. 정현은 인터뷰에서 "사실 40-0(포티 러브)이 됐을 때 무슨 세리머니를 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듀스에 이어 브레이크 포인트까지 몰렸다. 일단 공을 상대 코트에 집어넣고 달리기 바빴다. 결국, 아무런 세리머니를 못했다"며 웃었다.
16강전에서 전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잡았던 정현은 8강 진출자 가운데 랭킹이 가장 낮은 샌드그렌과 만났다. 그러나 경기는 쉽지 않았다. 정현처럼 강호를 연달아 격파하고 올라온 샌드그렌은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로 정현을 위협했다.
정현은 인터뷰에서 "조코비치와 경기에서 겨우 이겼다. 오늘 경기도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인터뷰에 이어 마이크를 받은 정현은 관중석에 앉은 아버지와 어머니, 형, 손승리 코치 등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정현의 4강 상대는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토마시 베르디흐(20위·체코) 전 승자다. 누구와 만나고 싶으냐는 인터뷰에 정현은 잠시 난감해 하다 "50대 50"이라고 답했다.
16강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정현에게 한국어로 소감을 말할 인터뷰 기회가 왔다. 정현은 인터뷰에서 "현지에서 응원해주신 한국분들께 감사드린다. 한국에서 응원해주신 팬과 친구들도 감사하다 아직 안 끝난 거 안다. 금요일에 뵙겠다"며 26일 준결승전을 기약했다.
외신은 곧바로 정현의 인터뷰 실력을 호평했다. 영국 가디언은 정현의 “50대 50” 인터뷰 발언을 소개하며 “굉장한 젊은 선수일 뿐만 아니라 외교에도 능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쓴 정현은 경기 후 장내 인터뷰에서도 유창한 영어 실력과 함께 숨어 있던 끼와 재치를 발휘했고 이는 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됐다. 앞서 지난 22일 열린 호주오픈 16강전에서 거함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꺾은 직후 진행된 생방송 영어 인터뷰와, 24일 8강 인터뷰가 모두 정현의 ‘입담’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였다.
정현의 화려한 인터뷰와, 거침없는 행진을 해외 언론은 주목한다.
정현이 8강에서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을 3-0으로 손쉽게 제압하자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정현이 역사를 새로 썼다(Chung makes history)"는 제목을 뽑았다.
AP 통신은 "올해 만 21세인 정현은 2010년 마린 칠리치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호주오픈 4강에 진출했다"며 "정현은 세계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 6차례 호주오픈을 제패한 조코비치를 차례로 무찌르고 올라왔다"고 자세하게 소개했다.
대회 홈페이지는 "정현이 서울에서 가장 번잡한 명동 거리에서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라며 "정현이 선전을 펼치며 한국에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재치있게 표현했다.
AFP 통신은 정현에게 `거물 사냥꾼(Giant killer)`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해외 언론에서는 정현이 테니스 선수로는 드물게 안경을 쓰고 경기한다고 해서 교수(The Professor)라는 별명을 선사했다.
또한, 젊은 나이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아 아이스맨(Iceman)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AFP 통신은 "즈베레프와 조코비치를 연달아 제압한 `거물 사냥꾼` 정현이 준결승에서도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호평했다.
정현 인터뷰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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