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가 창설 이후 최초로 전국 기무부대원들이 동시에 참여한 가운데 정치적 중립 준수를 결의했다.
기무사는 25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이석구 사령관(육군중장)과 서울지역 기무부대원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정한 정치적 중립 준수 다짐 선포식`을 했다고 밝혔다. 전국의 모든 기무부대도 지역 충혼탑 등지에서 같은 시간대 동시에 행사를 진행했다. 기무사 본부와 예하 부대가 동시에 참가해 정치적 중립을 다짐한 행사를 연 것은 기무사 창설 이후 처음이다.
이날 선포식에서 `정치적 중립 준수`를 부대원들의 사고와 행동의 기준점으로 삼아 군의 유일의 보안·방첩 부대로서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기무사는 설명했다.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이 잠들어 있는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선포식 행사는 청계산에서 기무사령부로 흐르는 물을 떠 와 이 사령관을 비롯한 기무사 장군단이 손을 씻는 `세심(洗心)의식`으로 시작됐다.
매서운 한파 속에서 이들은 찬물에 손을 씻은 후 흰 장갑을 끼고 자신들이 자필로 작성한 정치적 중립 준수 등 3개 항의 서약서에 손을 얹은 상태로 다짐을 했다.
이 사령관이 서약서를 낭독하면 부대원들은 복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무사는 이를 "기무사의 다짐 즉 DSC(기무사령부 영문 약자) Promise"라고 표현했다.
서약서는 "우리는 과거의 과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낡은 관행과 적폐를 청산하고,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준수하겠습니다", "우리는 오로지 법과 규정에 입각하여 군 보안방첩 부대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한 조직으로 변모하겠습니다", "우리는 멈추거나 흔들림 없이 국민과 장병들의 눈높이와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고강도 개혁을 추진하겠습니다"로 되어 있다.
이석구 사령관은 선포식 행사장에서 "오늘 우리가 선포하는 정치적 중립과 기무사 고강도 개혁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함으로써 군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완전히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하는 시대 상황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관행을 개선하여 핵심 업무인 보안·방첩 업무에 집중하고,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준수하는 가운데 강군육성과 자식을 군에 보낸 국민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진병영문화가 되도록 지원하는데 매진하자"고 말했다.
기무사는 과거 정부 때 인터넷상에서 `정치 댓글`을 단 행위가 최근 적발되어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선포식은 군의 정치적 중립을 심각하게 위반한 이런 행위 등을 근절하겠다는 의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기무사가 이번 다짐을 `일회성 보여주기`가 아닌 법과 제도적으로 완벽한 정치적 중립 보장 장치를 마련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기무사 관계자는 "이번 선포식은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는 물론 앞으로 추진하는 모든 업무를 한 점 의혹 없이 법과 규정에 맞게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다짐"이라며 "국민들께서도 진정어린 마음으로 기무사의 끊임없는 고강도 개혁의 모습을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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