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 한국판 '미투'로 번질까

입력 2018-01-30 16:08   수정 2018-01-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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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 파문에 이재정 의원, "나 역시" 성추행 언급…한국판 `미투` 확산되나
서지현 검사 폭로에 `#MeToo` 캠페인 형태로 지지의사 밝혀
여야 "검찰내 성추행 가해자 엄중 처벌"…한국당은 논평 안내



안태근 성추행 논란이 한국판 ‘미투’로 확산될 조짐이다.

법무부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주장을 확인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30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서지현 검사에 대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의 형태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안태근 성추행 논란이 이른바 ‘미투’ 캠페인 형태로 확산되면서 서지현 검사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이재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지현 검사 옆에 서려고 몇 번을 썼다가 지우고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면서 "페북창 열어 가득 메우고도, 핸드폰 노트페이지에 다시 옮겨다 놓고 아직도 망설인다"라고 안태근 성추행 파문에 대한 느낌을 기록했다.

그는 이어 "사실은 미투(#MeToo), 변호사였을 때도 못했던 일, 국회의원이면서도 망설이는 일"이라며 "그러나 #MeToo, 그리고 위드유(#WithYou)"라고 적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재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다들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에서 글을 올린 것인데 더 자세히 적다가…"라면서 "연대의사표시를 하고 싶었다. 그러다 선택한 단어들을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정 의원의 동참을 계기로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로 시작돼 전 세계 연예계, 미술계, 정계 등으로 확산된 고발 캠페인 `미투` 바람이 한국에서도 본격화되는 것 아니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최교일 의원 "성추행 사건 몰랐다"…은폐 의혹 부인

한편 여야는 이날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은폐 압력에까지 시달렸다고 폭로한 데 대해 한목소리로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은 일제히 논평을 내고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서 검사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뜻을 표시했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이 문제와 관련한 논평을 내지 않았다. 한국당 소속 최교일 의원이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사건 은폐에 가담했다는 의혹 때문에 말을 아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당은 아직 논평을 낼 계획이 없다고만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성추행 사건을 은폐한 것으로 지목된 한국당 최교일 의원은 "성추행 사건 자체를 알지 못했는데 어떻게 덮을 수 있겠느냐. 사건이 불거져야 덮을 수라도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 자체를 부인했다.

최교일 의원은 이어 "해당 여검사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한 번도 전화통화나 연락한 사실도 없다"며 "당시 사건 현장에 있지도 않았는데 왜 나를 지목해 끌어들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태근 성추행 피해자 여검사 이미지 =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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