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법무부장관 지시, 누가 무시했나?

입력 2018-02-01 17:27  

서지현 검사, 지난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 고충 호소..법무부 `미적`
이메일 면담요청 뒤 답장까지 받아..뒤이은 간부 면담서 성추행 피해 털어놔
徐측 "박상기 법무부장관 보고 후에도 아무 조치 없어"
박상기 법무부장관 의혹 일자 법무부 "입장 충분히 개진하게 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서지현 검사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었을까.
서지현 검사가 8년 전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폭로하기에 앞서 지난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직접 이메일로 면담 요청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상기 법무부장관 면담 요청 이메일을 받은 뒤 서지현 검사와 법무부 간부 간 면담이 이뤄졌고 서지현 검사는 법무부 간부에게 성추행 피해 사실을 털어놨지만, 그 후 폭로가 있기까지 법무부는 아무런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
1일 서지현 검사 측과 법무부 등의 말을 종합하면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지난해 서 검사 관련 내용을 전해 듣고 즉시 해당 부서에 내용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그 후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서 검사로부터 직접 이메일로 면담 요청을 받았고, 이메일로 답장을 보내 법무부 담당자에게 면담을 지시한 사실을 알려줬다.
이후 서 검사는 작년 11월 법무부 간부와 면담했고 서 검사는 이 자리에서 안태근 전 검찰국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봤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 사건 이후 부당한 사무감사, 인사상 불이익 등으로 고충을 겪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면담 뒤에도 최근 폭로가 있기까지 법무부는 성추행 피해 관련해 특별한 후속조치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진상조사 지시를 했다면, 밑에서 이를 무시한 셈이다.
서 검사의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도 전날 JTBC에 출연해 "서 검사가 박상기 법무부장관에게 피해 사실을 보고했고, 이후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진상파악 지시가 내려졌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장관에게 이메일을 보내 직접 고충을 호소하고, 이후 장관 지시를 받은 간부에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법무부가 사실상 사건을 덮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김 변호사는 "지시를 했으면 보고를 받았을 텐데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게 추측하고 있는데 실제 보고를 받았는지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의 문제 제기에 대해 법무부는 1일 오후 입장을 내고 "서 검사로부터 이메일로 면담 요청이 있어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법무부 담당자에게 면담을 지시한 사실을 알려주며 서 검사의 입장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도록 한 사실이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는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서 검사가 보낸 이메일을 직접 읽고 답했다는 김 변호사의 전날 인터뷰 발언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설명을 해오다가 이날 공식 입장문에서 이를 번복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결과적으로 아무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로 인해 철저한 진상조사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상태다.
박상기 법무부장관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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