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총격테러 생존 용의자 벨기에서 재판 시작…'진술거부' 선언

입력 2018-02-05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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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11월 13일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총격 테러의 유일한 생존용의자인 살라 압데슬람에 대한 벨기에 법원의 재판이 5일 오전(현지시간) 시작됐다.
압데슬람은 파리 테러를 저지른 이후 벨기에 수도 브뤼셀 인근의 몰렌베크에서 은신해오다가 2016년 3월 15일 적발된 뒤 3일간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다리에 총상을 입고 체포돼 프랑스에 신병이 인도돼 지난 20개월간 프랑스 파리 인근의 교도소에 수감돼왔다.


벨기에 검찰은 체포과정에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압데슬람에 대해 경찰관 살인미수, 불법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압데슬람의 벨기에 법정 출두는 검찰의 출석 요구를 압데슬람이 수용하고 프랑스 당국이 동의해 이뤄지게 됐다.


압데슬람은 그러나 재판에서 모든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압데슬람은 이날 재판을 시작하면서 주심이 그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이름을 묻자 기립하는 것도 거부한 채 "어떤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한 뒤 입을 굳게 닫았다.
재판부는 압데슬람이 4일간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촬영하는 것도 거부했다고 전했다.
벨기에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 국적을 가진 모로코계인 그는 수염을 기르고 흰색 폴로 셔츠 차림으로 경찰의 철통 같은 경계 속에 이날 오전 브뤼셀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체포된 이후 20개월 가까이 파리 인근의 교도소에서 수감돼온 그는 야밤에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교도소를 출발해 브뤼셀에 도착했으며 4일간 프랑스와 벨기에 국경을 넘나들어 교도소와 법정을 오가며 `출퇴근 재판`을 받게 된다.
벨기에 당국은 이날 테러공격이나 압데슬람의 탈출시도 등에 대비해 수백 명의 경찰과 군병력을 재판이 열리는 법원 건물 인근에 배치했으며 그가 도착할 때는 헬기를 법원 건물 상공에 띄워 물샐틈 없이 감시했다.


재판부는 "재판 도중에 약간의 문제점만 있어도 법정을 대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압데슬람은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징역 40년형이 가능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망했다.
벨기에 당국은 당초 이번 재판에서 압데슬람 체포과정과 파리 총격 테러뿐만 아니라 압데슬람 체포 직후인 지난 2016년 3월 22일 브뤼셀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의 진상도 밝혀낼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파리 총격 테러와 브뤼셀 연쇄 폭탄테러 모두 압데슬람이 속했던 같은 조직이 저지른 것으로 벨기에·프랑스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압데슬람은 프랑스에 신병이 인계된 이후 지금까지 프랑스 당국의 조사에서 답변을 거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와중에 그가 벨기에 법정에 출두하겠다고 밝히면서 침묵을 깨고 입을 열지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압데슬람이 이날 재판에서 진술 거부를 선언함에 따라 파리 총격 테러와 브뤼셀 연쇄 폭탄테러의 추가적인 진상규명은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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