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불발 불씨 된 해외 부실…산은 "당일에야 알았다"

김종학 기자

입력 2018-02-0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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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의 모로코 프로젝트 부실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한 뒤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대우건설 매각의 칠부능선을 넘겼다던 산업은행도 실적발표 당일까지 해외 사업 부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사태로 산업은행이 매각을 추진하는 금호타이어 등 출자 기업들의 관리 부실과 시장의 신뢰도 하락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포기 이유로 내세운 해외사업 추가 손실 규모는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우건설은 앞서 2016년 3분기 안진회계법인에서 의견거절을 받은 뒤 같은해 4분기 해외사업 부실을 모두 정리한 빅배스를 단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우건설은 2014년과 2015년 연달아 흑자를 내다가 2016년 4,672억원 영업손실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1년 만인 작년 4분기 시운전 중 사고가 발생한 모로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3,084억원,카타르 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공사 지연으로 지금까지 2,783억원의 추가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대우건설이 떠안고 있는 해외수주 잔고는 지난해말 기준 5조 1,449억원인데, 이 가운데 손실위험이 높은 미청구공사 잔액만 3분기 기준 약 1조 5천억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추가 부실 가능성이 있는 공사원가율 100% 이상 해외프로젝트만 5개로 향후 실적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졌습니다.

    증권업권에서는 대우건설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했고, 신용평가업계는 대우건설의 원가 관리능력 등 해외사업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부정적 의견을 냈습니다.

    매각 대상이던 대우건설의 경영 상태가 여전히 불안정했던 건데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부행장 출신 사장을 내려보내고도 출자회사 관리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더구나 산업은행은 2년 전 출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만 믿고 분식회계를 파악할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며 감사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한화에 매각하려다 실패했는데, 대우건설도 마찬가지 수순을 밟고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은 대주주의 경영 간섭이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해외 사업장의 돌발 악재를 파악하기란 어려워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 절차는 잠정 중단하고 금호타이어 등 나머지 출자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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