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에서 16일(현지시간)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에티오피아 국영방송 EBC를 인용해 보도했다.
EBC는 "헌법과 헌정이 처한 위험을 생각할 때 통상적인 방식으로는 법을 수호하기 어려운 시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내각이 현시점부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비상사태 종료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국가 비상사태 선포는 에티오피아 최대 민족인 오로모족이 모여 사는 오로미아주(州)에서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오로모족은 자신들이 정치·경제적으로 차별받는다며 수년째 반정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2년 전인 2016년에도 정부가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에워싼 오로미아주의 수도 편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모로족의 자유와 시민권 확대를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적이 있다. 당시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수백명이 숨졌으며 국민에게 신망이 높은 야당 지도자와 언론인을 포함해 수만명이 투옥됐다.
비상사태는 10개월 만인 지난해 8월 해제됐으나 반년 만에 다시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것이다.
집권 연정인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은 비상사태 해제 후 민심을 달래기 위해 올해만 6천명의 정치범을 석방하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오로미아주에선 더 많은 야권 인사 석방과 함께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됐다.
결국 2012년부터 총리직을 수행한 데살렌 총리는 전날 사임을 전격 발표했다.
데살렌 총리의 사임은 EPRDF 집권 연정을 구성한 4개 정당의 갈등이 표출된 결과라고 로이터통신은 해석했다.
1991년부터 집권하며 의회 547석을 전부 석권한 EPRDF 내부에선 반정부 시위 이후 일부 고위급 인사들이 사임하거나 권력 중심에서 밀려나며 분열 조짐이 감지됐다.
야당인 오로미아 연방주의회(OFC)는 물라투 게메츄 사무차장은 "에티오피아 국민은 자신들을 학살하고 폭행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권리를 존중하는 정부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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