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극배우들의 성추행 폭로로 시작된 연극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가 전북권으로 확산했다.
12년 차 여배우 A씨는 자신이 소속됐던 유명극단 `극단 명태` 최경성 전 대표의 성추행을 고발했다.
A씨는 26일 전북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년 전 겪었던 끔찍한 기억을 고발했다.
그는 "성추행 사건은 단원을 모집하기 위해 만든 전북대학교 뮤지컬 동아리 MT에서 일어났다"고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최 대표는 대천으로 MT를 떠나는 당일 집으로 나를 데리러 왔고 추행은 차 안에서부터 시작됐다"며 "궁금하지도 않은 자신 여자친구와 이별 이야기를 하며 손을 주무르고 허벅지를 더듬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떤 남자스타일을 좋아하는지와 요즘은 남자친구가 잘해주는지 등 사적인 대화가 주를 이뤘다"며 "자신에게 시집오라는 등 불편하고 불쾌한 농담이 이어져 숨이 막힐 정도였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A씨는 이 극단에 입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3살의 초보 배우였다.
숙소에 짐을 푼 최 전 대표는 극단 문제 상의를 명목으로 둘만의 식사자리를 A씨에게 요구했다.
성적 농담을 수차례 하더니, 저녁 식사 후 A씨를 자택에 데려다주겠다던 최 전 대표는 태도를 바꿨다고 한다.
A씨는 "최 대표가 모텔에서 극단 얘기를 더 하자며 팔을 강하게 붙잡아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며 "모텔에 들어선 순간부터 치욕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침대에 눕더니 자신 옆자리를 손으로 두드리며 `여기서 자라`고 했다"며 "귓불을 손으로 만지고서 `네 태도가 귀엽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최 대표 얼굴이 내 쪽으로 가까워져 오자 강하게 저항했고 어떻게든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이후 집안 사정을 핑계로 극단을 탈퇴했는데 최 대표는 `남자관계자 복잡하다`는 이유로 나를 내쫓았다고 소문냈다"며 "다른 단원으로부터 `네가 대표를 꼬신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부터 8년이 지났지만, 최 대표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밝은 모습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까지 하더라"라며 "당연한 사과를 요구하는데 이토록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한 현실이 비참할 뿐이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불거진 성폭력 사건과 관련 최 전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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