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도 '미투'…실명-익명 '보좌관 성폭력' 피해주장 잇따라

입력 2018-03-0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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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에 걸쳐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회에서도 성폭력 피해로 고통을 당했다는 폭로가 잇따라 나왔다.
국회에서 미투 글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국회 홈페이지에는 `용기를 내보려 합니다`는 제목으로 국회의원실의 한 보좌관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비서관이라고 소개한 A 씨는 실명 글에서 "2012년부터 3년여간 근무했던 의원실에서 벌어진 성폭력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보좌관이 `뽀뽀해달라`는 등의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또 가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전화해 음담패설을 늘어놨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도 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당사자에게 항의도 해보고 화도 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가해자와 분리되면 고통이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며 버텼다. 그러나 지금도 술을 마시거나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를 비롯한 미투 사례 대부분은 `권력형 성범죄`"라면서 "행위 자체도 문제지만,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엿다.
국회에서 실명을 내걸고 성폭력 피해 사례를 밝힌 것은 A씨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진다.



국회 보좌진이 모인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성폭행을 당했다는 익명의 글이 올라왔다.
한 접속자는 글에서 "몇 년 전 모 비서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녹취와 문자 기록을 가지고 있었고 사건 직후 즉시 집 근처 해바라기센터에 달려가 몸 상태를 체크하고 당시 기록을 남겨뒀기 때문에 얼마든지 신고할 수 있었지만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의 회관 내 인맥이나 영향력이 두려웠고 자신의 신원이 밝혀질 것이라는 불안감에 신고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면서 "한동안 속이 썩어들어가는 것처럼 고통스러웠지만,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국회 의원회관은 사실상 치외법권인 곳이기 때문"이라며 "저같이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삼킨 여자 보좌진분들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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