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지켜본 女직원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혀"

입력 2018-03-06 10:00  

청와대 "`안희정 성폭행 의혹` 관련 입장 낼 계획 없다"
안희정 후폭풍..."`미투` 관련 대통령 메시지에 정부가 어떻게 할지 포함돼"


안희정 후폭풍이 거세다.
청와대는 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만큼 안희정 사태에 예민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안희정 사태에 청와대의 입장이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물음에 "특정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청와대는 오전에 참모들이 모이는 상황점검회의에서 정무라인을 통해 이번 안희정 지사의 성폭행 의혹과 민주당의 조치 상황 등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미투` 운동을 두고 "피해자의 폭로가 있는 경우 형사 고소 의사를 확인하고 친고죄 조항이 삭제된 2013년 6월 이후 사건은 피해자 고소가 없어도 적극 수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난 4일에는 제34회 한국여성대회에 보낸 축사를 통해 "2차 피해와 불이익·보복이 두려워 긴 시간 가슴 속에만 담아뒀던 얘기를 꺼낸 피해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용기 있는 행동에 호응하는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안희정 성폭행 폭로…도청 공무원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한편 안희정 충남지사의 공보비서(6급) 성폭행 폭로로 지역 공직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남도청 공무원들은 6일 새벽부터 사무실에 나와 심란한 표정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소식을 주고 받는 등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휴게실 등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전날 보도된 뉴스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한 직원은 "어젯밤 밥을 먹다가 관련 뉴스를 봤는데,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싶었다"며 "안희정 지사님이 그러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고 말문을 잇지 못했다.
또다른 직원도 "그런 일이 있으리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주위의 많은 직원들도 안희정 사태에 `멘붕`에 빠진 상태"라고 전했다.
한 직원은 "이전에 안희정 도지사님과 공보비서가 같이 회의하거나 그럴 때도 전혀 낌새를 채지 못했다"며 "비교적 가까운 사람이었던 이들도 모두 패닉에 빠졌다"고 전했다.
특히 도청 1층 카페에서 여직원들과 셀카를 찍고 사인을 받는 등 젊은 여직원에게 인기가 많았던 안 지사였던 만큼 성 추문에 대한 여직원들의 충격은 더 컸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한 여직원은 "어제 소식을 듣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떨려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며 "그야말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이라고 전했다.
도청 내 여직원 친목모임의 한 관계자는 "지사 본인이 인정까지 한 상황이어서 속상하고 안타깝다. 앞으로의 도정이 걱정되고 복잡한 심경"이라며 "페미니스트라고 알려진 안 지사인 만큼 여직원들은 배신감이 더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이날 오전 이번 사태와 관련한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연다.
안희정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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