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역전세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역전세난은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다는 건데, 수도권 입주물량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주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10억 원에 다가갔던 전용 84㎡의 전세가가 최근 8억 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석 달 만에 1억 원 가량 떨어진 건데, 경기도 하남 감일 지구, 성남 위례 신도시 등 인근으로 수요가 분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
"많이 떨어졌죠. 33평 같은 경우는 1억 원 정도가 떨어진 상태예요. 가격도 8억 원대부터 가능하고요. 9억 8~9천만 원까지 갔었거든요. 작년 11월 12월에."
송파구 뿐 아니라 구리 갈매, 남양주 다산 신도시로 이주가 많아진 노원구의 경우도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참에 아예 집을 사자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전셋값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공급은 느는데 수요는 줄다 보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중순 이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세가율 역시 평균 68.5%로 2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심지어는 얼마 안 되는 돈으로 갭투자에 나섰던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인터뷰] 김규정 / NH투자증권 연구원
"전세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만큼 전세가율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이 나타날 가능성은 서울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집값이 진정되고 전세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세금 반환 문제를 겪게 되는 갭투자자들도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예정된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만 무려 16만 가구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지역에서는 역전세난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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