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국정원도 사상 첫 '기관운영 감사'
4대강·제2롯데월드 '보복 감사' 논란 여전
최재형 "과거 잘못 되풀이 하지 않는 데 방점"
● 감사원, 권력기관 대상 `기관운영 감사`…독립성 `시험대`
감사원이 다음주부터 대통령 비서실과 대통령 경호처, 국가안보실 등 청와대에 대한 기관운영감사에 들어갑니다.
감사원이 최고권력기관인 청와대를 감사하는 것은 참여정부 당시인 2003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입니다.
감사원은 또 올해 하반기 검찰청과 국가정보원에 대해서도 설립 이후 처음으로 기관운영감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오늘(7일) 감사원 본원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올해 감사운영방향과 함께 이같은 감사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최 원장은 "이번 감사는 권력기관의 책임성을 확보하고 적법하고 투명한 국정운영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에 대한 기관운영감사 결과는 통상 석 달 가량 걸리는 그동안 감사 절차를 감안할 때 오는 6월 내지 7월경 공개될 전망입니다.
하반기에 진행될 검찰청과 국정원 감사는 관련법상 수사관련 기밀은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에 예산집행 내역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특히 국가정보원은 올해부터 특수활동비를 안보비로 바꿔 증빙서류를 갖추도록 함에 따라 예산 집행의 투명성에 대한 감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정원은 2004년 김선일 피살사건에 한정해 감사를 받은 적은 있으나 기관운영 감사는 처음입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명박 정부 당시 이뤄진 4대강 사업 추진과 제2롯데월드 허가에 대한 보복 감사라는 일부 비판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습니다.
최 원장은 "과거의 잘못을 감사하는 것은 새 정부가 과거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는데 더 중요한 방점이 있다"며 "현 정부가 잘하고 있는지 여부가 권력기관 감사에서 중점 감사대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4대강 사업 감사는 성과분석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차원"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감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 원장은 또 상반기에 나올 감사결과를 두고 "지방선거에 인접해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 어떻든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며 "여러가지를 감안해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감사를 진행할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최 원장 "감사원 혁신·발전위 제언 최대한 수용"
한편, 최 감사원장은 이날 감사원의 새로운 비전으로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에게 힘이 되는 감사원`을 제시하고, 감사원 혁신·발전위원회의 제언을 바탕으로 구체적 감사운영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최근 활동을 마친 감사원 혁신·발전위원회는 헌법과 법률에 따른 책임있는 감사, 감사원의 독립성과 투명성 제고, 감사원의 책임성 제고, 감사운영 혁신 등 4가지 사항을 감사원에 제언했습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올해 국민 안전과 밀접한 재난 구호체계, 도로·철도교량의 안전성을 현장 중심으로 점검하고, 복지·교육 등 민생분야의 주요시책을 살펴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최 원장은 "국민의 안전한 삶을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책무"라며 "주요시설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현장을 철저히 점검하고, 취약계층의 복지사각 지대를 해소하는 정칙이 실효를 거두도록 감사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감사원은 또한 중소·수출기업,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한 지원정책을 점검하고, 법과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신산업 분야는 일정기간 감사를 자제하여 경제활력 회복과 성장동력의 확충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은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국방·복지 분야 등의 주요 정책과 사업집행을 세심하게 살피고, 세입 분야도 과세단계별로 점검해 재정의 효율적 운영에 도움이 되는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감사원은 또 국가의 주요 정책, 사업에 대한 감사를 내실화하고, 전산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재무자료를 분석한 감사자료 분석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데도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감사원은 원 운영에 대해서도 공무원들이 소신껏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피감기관을 동반자로 인식해 해결방안을 함께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감사관과 정부부처 공무원이 마주앉아 감사를 받는 관행을 바꿔 업무 내용에 대해 인터뷰 하듯 의자배치 구조도 바뀔 예정입니다.
최 원장은 "그간 감사 사각으로 여겨졌던 분야의 감사를 강화하고 공직사회의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최 원장은 "공공부문에서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적인 부조리와 불공정 관행을 엄단해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한편,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자의 줄서기와 무사안일한 업무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감찰 활동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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